여야, 총청권에 ‘러브콜’, 안철수, 자신 지역구 ‘올인’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4·13 총선을 여드레 앞둔 5일 모두 충청권 표밭갈이에 나섰다. 충청권에는 올해 이뤄진 선거구 획정에 따라 2석이 늘어나 27석의 의석이 걸려 있다. 대구·경북(TK)의 25석보다 크고, 호남(28석)에 버금가면서 캐스팅 보트를 넘어 전략적 요충지로 변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지역이다. 더군다나 20여년 만에 충청기반의 정당이 없는 상태의 총선이어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동시에 대전과 충남으로 내려가 지원 유세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새누리당은 더민주를 '운동권 정당'으로 몰아붙이며 안보 이슈를 끌어들여 보수 표심을 자극했고, 더민주는 경제 실정론을 지적하며 경제민주화에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서울과 경기 집중 유세를 통해 각종 여론조사 지표상 나타난 호남에서의 선전을 수도권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야권 단일화가 사실상 물 건너 간 만큼 3당 구도를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대전 유세에서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다음 대통령 선거 때 자기들이 성공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가 망하도록 모든 개혁 정책에 발목을 잡았다"면서 "우리가 과반에 미달하면 현 정부는 식물정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안보와 경제는 둘이 아니고 하나다"라면서 "안보 포기 세력인 더민주가 선거에서 승리하면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되고, 또 수출은 어떻게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과반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자체 분석에 따라 보수층 결집을 시도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한편, 김종인 대표는 보수 정권 8년의 경제 실정론을 주장했다. 김 대표는 아산 유세에서 "우리 경제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게 내리막길을 가고 있다"면서 "지난 8년간 새누리당 정권이 우리 경제를 현재의 모습을 만들어 놓고도 조금도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우리 사회에 '헬조선', '흙수저'가 유행하는 것처럼 고착화 돼 가고 있다. 경제 성장의 결실에 모든 계층이 참여토록 하겠다"면서 "경제정당, 서민정당으로서 수권 정당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대표는 첫 일정으로 거리 유세 대신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집을 찾아 보육 실태를 파악함으로써 복지 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한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날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자신의 지역구에 거의 '올인'할 예정이다. 지원 유세는 오후 2시간가량 지역 바로 위인 경기 의정부를 찾는 게 전부다. 일단 자신의 지역구를 탄탄히 다진 이후 6일부터는 다시 전국 순회 유세에 나섬으로써 '호남당'이 아닌 제3당으로서 가능성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한 당직자는 "굳히기 작전"이라고 말했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