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고무열의 득점이 터져줬으면 좋겠다." (3월 18일 산둥 루넝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을 마치고)
"더 좋은 선수가 되려면 심리적인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믿는 게 중요하다." (3월 22일 수원과의 K리그 클래식 경기를 마치고)
황선홍(46)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주축 공격수 고무열(24)을 두고 한 얘기들이다.
최근 공격진에서 골고루 골이 터지는 가운데 고무열만 골 소식을 전하지 못하자 전한 애정이 어린 충고였다.
마음을 다잡은 고무열은 최근 2경기 연속 득점으로 화답하고 있다.
고무열은 2일 중국 지난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멋진 발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개막 이후 K리그 클래식과 AFC 챔피언스리그를 합해 7경기 동안 무득점에 그쳤던 그는 지난 29일 상주 상무를 상대로 정규리그 첫 골을 기록했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3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고무열은 "저만 골이 없다 보니 감독님이 걱정되셔서 저에 대해 그런 말씀을 하셨나 보다"고 쑥스럽다는 듯 말했다.
"최근 득점이 없어 부담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은 그는 "상주와의 경기에서 첫 골이 터지면서 자신감이 커진 것이 챔피언스리그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무열이 심리적인 부담감을 이겨낸 비결로 소개한 것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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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동료와 환호하는 고무열
- (지난<중국>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2일 오후 중국 지난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포항과 산둥과의 경기에서 포항 고무열이 첫골을 넣고 팀 동료와 환호하고 있다. 2014.4.2 jjaeck9@yna.co.kr
그는 "책을 읽으면 좋은 말들을 통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보니 독서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혜민 스님의 베스트셀러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읽었다면서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라'는 말씀이 인상적이었다"고 귀띔했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도, 확실한 원톱도 없는 포항이지만 K리그 클래식과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에서 모두 전체 최다 득점을 달리고 있을 정도로 여러 선수가 앞다퉈 득점 행진에 가세하고 있다.
기존의 패스 축구에 올 시즌 전술의 근간이 되는 제로톱이 점차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고무열은 "전술적으로 선수들 간의 호흡은 잘 맞는 편이지만, 아직 제 역할에서는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 "수비를 끌고 다니는 움직임이나 결정력을 보완해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던 고무열은 올해 새로운 목표로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와 K리그 클래식 시즌 '베스트 11'로 세웠다.
그는 또 "팀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최근 몇 년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는데, 올해만큼은 좋은 성적을 거둬 동료와 함께 웃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03 10:1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