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정상은 오르는 것보다 지키기가 더 어렵다고들 한다.
하지만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첫 7년 연속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
삼성화재는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맞수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5전3승제 챔피언결정전에서 첫 판을 내준 뒤 2연승을 거둔 삼성화재는 이제 정상에 한 걸음만 남겨뒀다.
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릴 4차전과 5일 안방인 대전 충무체육관으로 옮겨 치를 마지막 5차전 중 한 경기만 이기면 삼성은 한국 프로스포츠팀으로는 처음으로 7연패(連覇)의 위업을 달성한다.
프로배구 리그가 공식 출범한 2005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9차례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는 7번을 우승했다.
특정 팀의 독주로 리그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곱지 않은 시선 속에서도 2007-2008시즌부터는 6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2008-2009시즌(현대캐피탈)과 2010-2011시즌(대한항공)에는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놓쳤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우승을 내주지 않았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6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남자팀은 삼성화재가 처음이다.
삼성화재는 1997년부터 2005년까지 9연패를 달성하기도 했지만 이때는 프로리그 출범 전이다.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사상 처음 6시즌 연속 우승을 이룬 것은 여자농구 안산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2007년 겨울리그부터 2011-2012시즌까지 6시즌 연속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정상을 밟아 통합챔피언이 됐다.
비록 2012-2013시즌에 신한은행의 연속 우승은 멈췄지만 6시즌 연속 통합우승은 프로리그에서는 남녀팀을 통틀어 앞으로도 쉽게 넘보기 어려운 대기록이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에서는 역대 최강팀으로 꼽히는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가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이 최다 연속 우승 기록이다.
1983년 첫 걸음을 뗀 프로축구에서는 통산 최다 우승(7회) 팀인 성남 일화가 두 차례(1993-1995년, 2001-2003년) 3연패를 이룬 것이 최다다.
삼성화재가 올 시즌 V리그 정규리그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우승하면 세 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이룬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한 데 이어 한국 프로스포츠에서는 두 번째 일이 된다.
삼성화재 말고는 유일하게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험이 있는 현대캐피탈(2회)이 대반격으로 삼성화재가 쓰려는 새 역사를 저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02 09:2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