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훈 특파원 = 류현진(27·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를 대신해 다저스의 미국 본토 개막전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커졌다.
27일(현지시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오는 30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 본토 개막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 커쇼를 내보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으며 대신 류현진을 마운드에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초 이 경기 선발로 내정됐던 커쇼는 어깨와 등을 연결하는 근육인 대원근에 염증이 생겨 등판이 취소됐다.
커쇼는 25일 연습 투구 때 통증을 호소했고 MRI 검사 결과 염증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30일 경기 선발 투수 후보로 류현진과 댄 하렌을 검토 중인 다저스 코칭 스태프는 1순위로 류현진을 꼽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주 원정에서 오른발 엄지발톱이 부러지는 부상한 류현진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26일 훈련을 마친 뒤 류현진은 코칭 스태프에 31일 개막전에서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때쯤이면 오른발을 디디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지난 25일 부러진 발톱 절반을 잘라낸 류현진은 26일 캐치볼에 이어 마운드에서 공 없이 투구 동작을 취하는 '드라이워크' 훈련을 했다. 오른발을 디딜 때 통증을 가늠하려는 것이었다.
류현진은 "아직 통증이 조금 있지만 놀랄 만큼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이 던질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류현진을 커쇼 대신 30일 경기에 내보내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류현진이 그때까지 충분히 회복되지 않는다면 30일 선발 등판은 하렌에게 맡긴다는 게 매팅리 감독의 복안이다.
한편 다저스는 선발 투수진의 컨디션 난조 탓에 시즌 초반부터 선발 투수 등판 순서가 뒤죽박죽이 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부상 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친 '무쇠팔' 커쇼가 시즌 초반부터 몸에 이상을 느낀 데 대해 걱정이 크다.
커쇼는 2009년부터 5년 동안 해마다 30차례 이상 선발 등판했으며 한 번도 부상자 명단에 오른 적이 없다.
부상이라야 2009년 연습 도중 펜스에 부딪혀 오른쪽 어깨를 다친 적 한 번뿐이다.
게다가 시범경기 때 종아리가 아프다던 2선발 잭 그레인키는 아직도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
류현진은 발톱이 부러져 회복 중이고 조시 베켓은 23일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투구한 뒤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채드 빌링슬리는 아직 마운드에 오를 형편이 아니다.
매팅리 감독은 "시즌 초반이니 더 조심해야 한다"면서 "부상이 오래가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그레인키는 27일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 등판한 뒤 4월1일 샌디에이고와 경기에서 정규 시즌 첫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해외 마케팅을 위해 지난 22일과 23일 호주 시드니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이번 시즌 개막 2연전을 치렀고 30일 샌디에이고와 원정 경기가 미국 본토에서 이번 시즌 처음 치르는 정규 시즌 경기이다.
이어 4월4일부터 다저스타디움에서 홈 개막 3연전을 연다.
'개막전'만 세 차례 치르는 셈이다.
호주에서 시즌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섰던 커쇼는 '본토 개막전' 선발 등판이 무산됐지만 4월4일 홈 개막전에는 꼭 선발로 출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28 02:1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