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대란, 교통불통, 사고”로 전락한 버려진 양심의 축제
서울 세계 불꽃축제가 30일 1백여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하지만 서울 세계 불꽃축제는 한마디로 “쓰레기 대란 축제” “교통불통 축제, 사고축제”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으며 ‘사라진 양심불량의 시민의식 부재 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일부 시민들이 머물던 자리에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발생한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길거리나 가로수, 가로등 아래 방치하고 귀가해 ‘쓰레기 천지’를 만들어 놨다. 세계 불꽃축제 관련 자료에 따르면 여의도 불꽃축제 행사 후 방치된 쓰레기 처리 비용이 지난 3년간 4,663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각에선 “불꽃축제와 같은 축제문화를 즐기고 나서 쓰레기를 스스로 수거하는 성숙한 시민의식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불꽃축제가 끝난 후의 버려진 양심들
불꽃축제의 뒷모습이 불꽃처럼 아름답지 못하다는 지적은 서울세계불꽃축제 시행 후 발생한 쓰레기로 인해 불꽃축제의 의미가 퇴색해버렸기 때문이다. 국회가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제출받은 ‘2012~2014년 여의도 세계 불꽃축제 시행 후 연도별 쓰레기 처리비용’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동안(2012~2014년) 불꽃축제 시행 후 쓰레기 처리 비용으로 4,663만원이 소요됐다. 서울시에서는 청소 인력, 쓰레기 수거 차량 추가 투입, 대형 쓰레기통 추가 설치 등의 대책을 내놓았으나 불꽃축제 후 쌓이는 쓰레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30일 세계 불꽃축제 오프닝은 미국의 파이로 스펙타큘러스(Pyro Spectaculars)사에서 헐리우드 만세(Hooray for Hollywood)라는 주제로 시작됐다. 미국팀은 빌보드 차트의 인기 곡들에 이번 축제의 메인 테마인 비비드에 맞춘 다양한 색상(Red, Blue, Green, Yellow)의 대형 타상 불꽃을 여의도 밤하늘에 7시20분부터 쏘아 올렸다. 두번째 참가팀인 이탈리아 파렌테 파이어웍스(Parente Fireworks Group)는 인생찬가를 주제로 오후 7시40분부터 감성적인 불꽃을 선보였다. 오후 8시에는 ㈜한화가 환상적인 인생이라는 주제로 ‘VIVID Seoul’을 표현했다.
그러나 올해도 이 불꽃축제에서 쓰레기뿐만 아니라 주차문제도 심각했다. 매년 100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찾는 국내 최대규모, 최고수준의 불꽃축제가 열림에 따라 극심한 혼잡지역인 여의동로는 행사당일 오후 2시~오후 9시30분까지 통제됐다. 행사 전날인 29일 오후 11시부터 63빌딩 앞 여의도한강공원 주차장도 폐쇄됐다. 또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해 지하철 운행량을 대폭 증편하고, 경찰, 소방, 주최측 인력이 총동원되어 지하철 시민 안전에 투입됐다. 이 기간동안 원효대교 위 관람은 전면 금지되며 ‘이촌 한강공원 자연성 회복사업’으로 인해 원효대교부터 한강대교 일부 구간 진입도 통제됐다.
그런데 이날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이 불꽃축제 관람을 위해 몰고 나온 차량을 대로변에 그대로 방치하거나 여의대로 곳곳에 무단 주정차를 일삼아 불꽃축제로 인한 교통체증을 더욱 부채질하고도 모자라 곳곳에서 사고 위험까지 유발했다.
또 이날, 노량진수산시장 옥상에서 여자아이 2명이 떨어져 크게 다쳤다. 이른바 '불꽃놀이 명당'으로 꼽히는 노량진수산시장 옥상 주차장에서였다. 이곳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한 시간은 30일 저녁 6시 40분쯤이었다. 세계불꽃놀이 축제가 시작하기 전 옥상에 올라간 7살, 11살 여자아이가 7미터 아래로 추락한 것이다. 아이들이 추락한 이유는 부실한 환기구 덮개 때문이었다.
사고를 당한 여자아이들은 바로 이 환기구 위에 올라갔다가 플라스틱 재질로 된 덮개가 깨지면서 그대로 바닥으로 추락했다. 탁 트인 옥상엔 같은 모양의 환기구가 여러 개가 있는데,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사고 당시엔 수십 명의 시민들이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옥상으로 몰렸지만, 제대로 된 출입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바닥에 떨어진 아이들은 119구급대가 출동했을 당시 의식은 있었지만, 얼굴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서울 세계 불꽃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7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 세계 불꽃축제는 아직 한심한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쓰레기 대란, 교통불통, 사고축제”일 뿐이었다.
스포츠닷컴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