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빠지기 시작한 대북 안보위기
대북 군사적 옵션 만지기 시작한 미국
현재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수립·집행에 관여하고 있는 백악관·국무부와 유엔의 핵심 인물 3명이 지난 15일에 이어 17일에도 대북 군사적 옵션을 강조했다.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17일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미국 입장을 굳게 지지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적 옵션에 힘을 실어줘 향후 한·미·일 3국 간에 관련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잇따른 대북 군사적 옵션 언급은 지난 3일 제6차 핵실험과 지난 15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감행한 북한에 대한 경고 성격이 강하다.
동시에 이는 미국의 인내심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이행에 미온적인 중국의 동참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15일 “대북 군사적 옵션은 있지만 지금 선호하는 옵션은 아니다”라고 밝혔다가 17일 “외교적 옵션이 작동하지 않으면 국방부가 북한 문제를 다룰 것”이라며 경고 수위를 올린 것도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은 일단 외교적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겠지만 ‘특정한’ 시점에서 북한이 핵 포기 의사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군사적 예방타격에 나서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북한이 지난 7월 2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6차 핵실험을 통해 핵을 탑재한 미사일 보유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우려도 작동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워싱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 있는 ‘레드라인(금지선)’을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탄두 미사일을 보유하는 시점으로 보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일단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군사적 옵션을 준비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시간표나 최종 결론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내부에서 이미 대북 군사적 옵션 논의에 대한 재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CNN방송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대북 군사적 옵션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군사적 공격을 위한 구체적인 무기 배치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실제로 미 국방부는 순항미사일과 B-2 전략폭격기 등을 동원해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폭격하는 동시에 북한의 반격에 따른 한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F-35 전투기와 F-22 랩터 전투기 등을 동원, 휴전선에 집중돼 있는 북한 장사정포를 집중 파괴하는 군사적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아베 총리는 이날 ‘북한 위협에 맞서는 연대’라는 제목의 NYT 기고문에서 “전 세계가 전례가 없고, 심각하며, 임박한 북한발(發) 위협에 직면했다”며 대화와 외교적 해법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그동안 요약하면 국제 공동체는 북한에 제재 완화와 지원을 약속에 대한 ‘보상’으로 제공했지만 북한 정권은 대부분의 약속을 무시했다”며 무력을 포함한 강경책 사용 필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800만 달러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트럼프-시진핑 통화…"북한에 대한 최대압박 약속"했지만,,,,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8일(현지시간) 전화통화를 하고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에 대해 최대압박을 가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두 정상의 통화를 확인하면서 "북한의 지속되는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과 동북아의 안정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 두 정상이 논의했다"며 "두 정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엄격한 이행을 통해 최대한의 대북 압력을 가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중국 신화통신도 두 정상이 통화에서 양국의 광범위한 공동 이익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오는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총회에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반면 시 주석은 불참했다. 이번 총회는 특히 북한의 6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 직후에 열리는 것이어서 북핵이 최대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도발에 대한 규탄과 함께 대북제재 결의안의 철저한 이행 등을 국제사회에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북한의 6차 핵실험 감행 사흘만인 지난 6일 45분 동안 통화하고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미 핵항모 ‘로널드레이건호’ 전개
또 다른 한편,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레이건호 등 항모강습단과 함께 한국과 미국 군당국은 연합훈련에 나선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등 잇단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미 공군에 이어 미 해군의 전략자산까지 한반도에서 전개해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낼 계획이다. 우리 국방부는 18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현안보고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실효적 대응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날 전개된 미 공군의 F-35B스텔스전투기와 B-1B전략폭격기의 한반도 훈련에 이어 다음달에는 한미일 미사일 경보훈련과 한미 해군의 연합훈련 등이 계획돼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국방부는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배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미사일 지침개정 협의를 조속히 완료할 것”이라며 “한국형 3축체계 전력의 조기확보 노력을 지속하고 각종 국방협력회의체를 계기로 국제사회와 대북 제재와 압박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특히 북한 미사일의 우리 영공 통과에 대비해 국민과 군에 경보발령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스포츠닷컴 국제, 국방안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