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기업인 간담회 ‘자유로운 분위기의 호프 미팅’ 예정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주요 기업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이 간담회는 여태 알려진 것보다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이라는 정식 명칭이 붙은 이날 간담회는 청와대가 진정한 소통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대로 최소한의 격식만 유지한 채 이뤄지도록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에 나눠 열리는 기업인과의 간담회 중 첫째 날인 이날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참석한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함께한다.
정부에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참석한다. 청와대 참석자는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 반장식 일자리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 등이다. 청와대는 참석자들에게 '노타이' 정장이나 비즈니스 캐주얼 등 최대한 편한 복장으로 와달라고 권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기업인들이 사전 '호프미팅' 장소인 상춘재 앞 녹지원에 도착하면 편한 복장을 한 채 문 대통령과 만나 선 채로 인사말을 주고받는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에 생맥주 기계가 설치돼 350㎖ 잔에 맥주를 따라 건배하는 장면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안주는 '방랑식객'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임지호 셰프가 채소·소고기·치즈류로 준비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기업인들과의 간담회를 위해 특별히 초청한 셰프"라고 설명했다. 약 20분간의 '호프 미팅'이 끝나면 상춘재 안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간담회가 시작된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을 공유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방안 등 경제 현안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계획이다.
청와대는 전임 정권에서 열린 재벌총수 간담회가 대통령의 뜻을 기업인들에게 전달하는 '일방통행식'이었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이번 간담회에서는 문 대통령이 기업인들의 말을 주로 듣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업인들이 나름대로 정부에 불만스러운 점도 얘기하지 않겠는가"라며 "그런 이야기를 듣고 정부와의 접점을 찾아가는 게 이번 간담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상춘재 안에서 이뤄지는 간담회 시간을 50분 정도로 잡아놨지만 분위기에 따라서 간담회는 얼마든지 길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별도의 발언 순서나 시나리오 없이 자유로운 대화와 토론이 이뤄지다 보면 1시간이고, 2시간이고 간담회가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토론 말미에 임지호 셰프가 준비한 간단한 저녁이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예정 시간보다 토론이 훨씬 길어지면 토론 중간에라도 식사를 내놓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사전에 공개하진 않았지만 저녁 메뉴에도 특별한 의미가 담겼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 술로 '세븐브로이맥주'가 선택됐다. 그동안 주류 회사들은 어느 회사의 맥주를 선택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호프 미팅의 술로 선정되면 '공식 만찬주'라는 지위와 함께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안팎에선 소상공인 수제맥주인 세븐브로이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븐브로이 측도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호프미팅에 술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세븐브로이맥주는 77년 만에 탄생한 우리나라 세번째 맥주를 제조·유통하는 기업이다. 1948년 건국이후 최초로 대한민국 정부가 맥주제조를 허가해 준 일반면허 1호 기업이기도 하다. 국내 최초로 에일 맥주를 선보였으며 현재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생산 공장에서 프리미엄 맥주를 생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청와대가 상생과 정규직 고용·기업 실적·중소기업 등을 고려해 세븐브로이맥주를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스포츠닷컴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