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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정부 일각서 ‘증세론’ 솔솔

posted Jul 2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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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정부 일각서 증세론솔솔

시민들, “서민잡는 증세 아니라 재벌증세면 찬성

 

정부와 여당 일각에서 증세론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당초 문재인 정부는 소득세와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을 포함한 증세는 사회적 논의와 국민 동의 과정을 거쳐 내년 지방선거 이후 추진을 검토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새 정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 차원에서 증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부에서 커지면서 정부가 당장 올해 세제 개편안에서 증세를 공식화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20일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법인세, 소득세 과세구간을 하나 더 신설하자는 주장을 내놨다. 추 대표의 증세 언급은 구체적이었다.

 

추 대표는 "소득 200억원 초과에서 2천억원 미만까지는 현행 법인세율 22%를 유지하되 소득 2천억원 초과 초대기업에 대해서는 과세표준을 신설해 25%를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추 대표는 이같이 법인세를 개편하면 세수 효과가 293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아울러 "소득재분배를 위해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방안으로 현행 40%5억원 초과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42%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일부 국무위원들이 증세 필요성을 먼저 공론화했다.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재정 당국에서 내놓은 재원조달방안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며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에 소득세 최고구간은 조절하겠다 했고, 법인세율도 우리 경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너무 약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국민에게 우리 경제 현실을 정확히 알리고 좀 더 나은 복지 등을 하려면 형편이 되는 쪽에서 소득세를 부담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정직하게 해야 한다"면서 "해내지도 못하는 지하경제 양성화, 이런 얘기 말고 소득세율 조정 등 증세 문제를 갖고 정직하게 얘기하고 국민 토론을 요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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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을 포함해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장관 4명이 증세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2명은 기본적으로 증세에 동의하지만 증세 논의 시기는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 부총리 외에 장관급은 김상조 공정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홍남기 국무조정실장까지 모두 10명이 참석했다. 사실상 장관급 절반 이상이 증세 필요성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나머지 차관급 회의 참석자들은 별다른 언급이나 입장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여당의 잇따른 증세 주장은 전날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100대 국정과제 발표 후 이어진 각종 비판과 문제 제기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기획자문위는 문재인 정부 5년간 핵심 국정과제를 꼽으면서 178조원에 이르는 재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러나 60조원 정도를 초과 세수를 통해 마련하고 증세 시기나 방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지나치게 '장밋빛 낙관'에 의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증세를 언급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여당 대표와 정치인 출신 장관이 총대를 메고 증세 공론화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다수 시민들과 국민들은 "지난 정권처럼 서민들 괴롭히며 전기세, 담뱃값, 소주값 올리는 것이 아니라면 소득 200억원 초과에서 2천억원 미만까지는 현행 법인세율 22%를 유지하되 소득 2천억원 초과 초대기업에 대해서는 과세표준을 신설해 25%를 적용하자"는 의견에 그다지 반대가 없다. 대다수 전문가도 문재인 정부가 막대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결국 솔직하게 증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증세가 불가피하다면 정권 지지율이 높은 임기 첫 해 증세 필요성을 솔직히 털어놓고 국민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다음 달 초 발표하는 올해 세제개편안과 관련해 아직까지는 명목세율 인상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소득세 최고세율(40%) 적용 구간을 과세표준 5억원 초과에서 3억원 초과로 낮추는 방안, 대기업에 적용 중인 비과세·감면을 줄여 실효세율을 높이는 방안 등은 검토하고 있다. 이러나 이 정도 수준의 개편으로는 세수 증대 효과가 크지 않아 실효성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여당에서 증세론이 공론화되면서 정부 세제개편 방향이 바뀔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추 대표의 언급이 있은 뒤 청와대 역시 증세 가능성을 열어두고 앞으로 논의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만큼 향후 여당 주도로 국회에서 증세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이 세제개편안을 건의해옴에 따라 청와대는 정부와 함께 관련 내용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세제개편안 발표까지 불과 열흘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명목세율 인상안이 반영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김부겸 장관의 의견에 대해 "법인세와 소득세 문제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라며 "재정 당국이 여러 가지 검토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스포츠닷컴 사회,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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