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고민끝에 송영무 임명-조대엽 사퇴
청와대는 13일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두 후보자 모두 야권의 거센 반대를 받았지만 조 후보자가 정국 타개를 제안하면서 자진 사퇴를 택하자 송영무 장관 카드를 관철시킨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엄중한 국내외 상황에서 흔들림없는 국가 안보를 위해 국방부 장관 임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입장을 이해하여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면서 송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배경을 밝혔다.
야권의 반대에도 송영무·조대엽 후보자의 임명 강행을 저울질하던 청와대로서는 조 후보자의 낙마를 통해 국회와의 갈등을 봉합하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경정 예산안과 정부조직 개편안 등 국회 인준을 받을 현안이 논의조차 되지 못하면서 새로운 해법을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조 후보자의 사퇴로 문재인 대통령 역시 새로운 정치적 고심을 안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조 후보자의 사퇴는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에 이은 청와대 장관급 인사의 두 번째 낙마 사례다. 문재인 정부 출범 두 달이 넘도록 내각 조각이 마무리되지 못한 상황에서 택한 고육책이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라는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는 내각 구성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측은 있어왔지만 두 달이 넘도록 인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문 대통령 표 정책이 본격적 궤도에 오르는데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안경환 후보자와 조대엽 후보자는 물론, 김기정 국가안보실 2차장, 안현호 일자리수석 내정자도 인사 검증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특히 조 후보자의 낙마는 청와대와 국회가 정치적 협상 와중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안 후보자의 사퇴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
조 후보자 스스로도 “본인의 임명 여부가 정국 타개의 걸림돌이 된다면 기꺼이 고용노동부장관 후보 사퇴의 길을 택하겠다”고 사퇴의 변을 댔다. 추후 인사 과정에서 현안을 놓고 야권과 갈등이 빚어질 경우 비슷한 정치적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전례를 만든 셈이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거듭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및 조대엽 후보자에 대한 낙마 가능성을 저울질 하지 않는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일자리 추경이 전혀 진척되지 않으면서 정치적 선택을 한 모양새가 연출됐다.
스포츠닷컴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