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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공사 내일 재개…경찰-주민 대치·몸싸움(종합3보)

posted Oct 0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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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들여보내 달라고!"
(밀양=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1일 오후 경남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 마을 765㎸ 송전탑 건설 예정지 입구에 있던 주민들이 한전 직원들이 현장에 들어간 것을 보고 격분,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2013.10.1 <<지방기사 참고>> pitbull@yna.co.kr
 

한전 "내년 여름 안정적 전력공급 위해 공사 늦출 수 없다"

경찰병력 1천여명 투입…공사 반대 주민들과 충돌 우려

 

(밀양·서울=연합뉴스) 김영만 전성훈 기자 = 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가 2일 재개된다. 지난 5월 공사를 개시했다가 중단한 지 126일 만이다.

 

한국전력공사는 1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밀양시 단장·산외·상동·부북 등 4개면 구간의 송전선로 건설 공사를 2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여름처럼 심각한 전력난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더는 공사를 늦출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사 재개에 반대하는 밀양 주민들은 공사를 저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물리적 충돌 우려가 크다.

 

이날 공사현장에는 경찰병력이 배치돼 주민 접근을 차단했고 이에 반발하는 주민과 대치하며 크고 작은 몸싸움을 벌였다.

 

◇ 한전 "내년 여름 전력난 생각하면 더 미룰 수 없다"

 

밀양 송전탑 공사는 2005년 주민설명회 개최 이후 8년을 끌어왔다.

 

울부짓는 밀양 송전탑 반대주민
울부짓는 밀양 송전탑 반대주민
(밀양=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1일 경남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765kV 송전탑 공사현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공사에 반대하는 한 주민이 경찰의 방패에 붙잡고 울부짓고 있다. 2013.10.1 <<지방기사참고>> choi21@yna.co.kr
 

2007년 11월 정부의 승인을 받은 이 공사는 한국전력[015760]이 추진해온 765kV 신고리-북경남 고압 송전선로 건설 사업의 일부분이다.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전 3·4호기에서 경남 창녕군 북경남 변전소에 이르는 90.5㎞ 구간의 철탑 161기 중 109기는 이미 세워졌으나 밀양 4개면을 지나는 52기가 문제가 돼 전체 공정이 완료되지 못한 상태다.

 

한전의 이날 기자회견과 호소문 발표는 전날 밤늦게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한전은 애초 2일을 'D-데이'로 잡아놨으나 공사를 강행할 경우 지역 주민과의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대주민 설득 작업을 추가로 벌이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자칫 공사 시점을 놓쳐 완공 시기가 미뤄지면 내년 여름에도 올해 같은 심각한 전력난을 되풀이할 수 있다는 정부 안팎의 우려 때문에 결국 예정된 날에 공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전력수급 문제로) 금년 여름 불만과 피로감이 많았다. 내년 여름까지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송전탑 공사를) 불가피하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결사항전 다지는 송전탑 반대주민
결사항전 다지는 송전탑 반대주민
(밀양=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1일 오후 경남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 입구에서 765kV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공권력이 투입되면 결사항전하겠다는 각오로 나무에 밧줄을 묶은 채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013.10.1 <<지방기사참고>> choi21@yna.co.kr

 

한전 측은 최대한 단축할 수 있는 공기를 8개월 정도로 보고 있다. 당장 공사를 시작해도 내년 6월에야 완공돼 여름 전에 발전기 전력계통 병입이 빠듯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전은 호소문에서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최대한 충돌을 피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하겠다"며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모든 주민을 설득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한전은 공사지역 주변 30개 협의 대상 마을 가운데 8개 마을은 공사 재개에 합의를 했고 10개 마을은 공사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양해각서(MOU)를 맺어 찬성률은 전체 60% 정도라고 전했다.

 

 

◇ 긴장 고조되는 밀양…경찰-주민 곳곳서 몸싸움

 

한전이 공사 재개를 천명함에 따라 밀양 공사현장 주변에서는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공사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은 실력 행사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충돌 우려가 큰 상황이다.

 

당장 밀양시청측이 2일 오전 11시 공사장 주변 노숙시설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예고한 상태여서 이 때가 1차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송전탑 건설현장에 32개 중대 3천여명의 병력을 투입하기로 하고 우선 이날 단장면 3곳, 부북면 1곳, 상동면 1곳 등 5곳에 13개 중대 1천200여명을 배치했다. 이곳은 현지 주민들의 공사 방해 우려가 큰 지역이다.

 

창원지검과 경남경찰청 등 수사당국은 이날 공안대책지역협의회를 열어 공사를 방해하려고 현장을 점거하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등 불법 행위자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현행범 체포하기로 했다.

 

방화·투석·차량 파손 등 과격 참가자는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움막 속에서 결사항전 다지는 송전탑 반대주민
움막 속에서 결사항전 다지는 송전탑 반대주민
(밀양=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1일 오후 경남 밀양시 부북면 화악산 평밭마을 127번 송전탑 공사 현장 움막에서 공사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쇠사슬 등을 몸에 묶은 채 결사항전을 다지고 있다. 2013.10.1 <<지방기사참고>> choi21@yna.co.kr
 

반대 주민의 상당수가 70∼80대 고령인데다 건설 현장이 험한 산악지대여서 탈진과 안전사고 등으로 부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119구급요원 배치 등 안전 대책도 세워놨다.

 

이날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는 경찰과 지역주민이 온종일 대치하며 크고 작은 몸싸움을 벌였다.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는 대치 과정에서 주민 고모(70)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부북면 평밭마을에서는 주민 20여 명이 '무덤'이라고 부르는 구덩이를 파 놓고 결사항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밀양송전탑건설반대대책위 소속 조성제 신부와 환경단체 대표, 주민 2명은 공권력 투입에 반발, 2일 오전 11시 한전 본사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반대대책위는 이날 입장자료를 내어 "밀양 송전탑 갈등은 위력이 아닌 공론으로 풀어야 한다"며 사회적 공론화 기구 구성과 TV 토론 등을 재차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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