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국내 조선 '빅3' 기업의 시가총액이 지난 두달 사이 7조원이나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사들의 양호한 수주 실적과 원화 강세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빛을 보는 모습이다.
3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대사로 불리는 대우조선해양[042660], 현대중공업[009540], 삼성중공업[010140]의 총 시가총액은 지난 27일 기준으로 총 37조3천억원에 달했다.
이는 약 2개월 전인 7월 26일의 30조6천억원보다 약 6조7천억원(22.0%) 많은 것이다.
이 기간 대우조선해양의 시총은 5조6천억원에서 6조6천억원으로 18.7% 증가했다. 삼성중공업은 9조2천억원에서 10조2천억원으로 10.7%, 현대중공업은 15조8천억원에서 20조5천억원으로 29.8% 각각 뛰었다.
연초 매우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던 조선업종은 7월 중순부터 완만한 상승세로 전환하더니 이달 들어서는 연이어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선전했다.
특히 이들 종목에 외국인 자금 유입이 강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대우조선해양은 278만주(926억원), 삼성중공업은 310만주(1천299억원), 현대중공업은 75만주(1천893억원)를 쓸어담았다.
조선주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데는 이들 조선사의 수주 실적이 발판이 됐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조선 3사의 수주는 총 470억 달러에 육박해 작년보다 50%가량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역사상 두번째로 많은 연간 수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원화 강세 현상도 조선주에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
지난 6월 말 달러당 1천142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달러당 1천77원까지 떨어졌다. 원화 가치가 3개월 사이 6%가량 절상된 것이다.
조선업체들은 통상 선가를 원화로 산정하고 여기에 환율을 곱한 외화 선가를 두고 선주들과 협상하기 때문에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면 조선사의 수주 가격도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박무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조선사는 해운사와 달리 국산화 비율이 80%를 넘어 가격에서 달러화가 아닌 원화가 기준이 된다"며 "원화 강세는 선가 상승 속도를 높여주고, 선가 상승은 다시 조선업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