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액제 데이터 요금제 출시·데이터 제공량↑ 프로모션
'2배빠른 LTE' 시대 맞춰 서비스 늘었지만 통신비용도 증가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이동통신사들의 경쟁 전략이 음성 통화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각각 새로운 정액제 데이터 요금제를 내 놓거나 데이터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데이터 소비량 증가에 고민하는 가입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는 음성 통화 중심의 3세대(G) 이동통신 시대 이후 LTE와 포스트 LTE 시대가 개막함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지만 가계 통신비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1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은 지난 12일 한 달에 140시간까지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동영상 전용 요금제 'T스포츠팩'을 출시했다.
가입자는 월 9천원에 T베이스볼, T베스킷볼, T골프 등 SK텔레콤의 스포츠 애플리케이션이 제공하는 생방송과 하이라이트 다시보기를 하루 2기가바이트(GB)씩, 한달 최대 62GB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아울러 일정 비용을 부담하면 100MB(2천원), 500MB(1만원), 1GB(1만5천원), 2GB(1만9천원), 5GB(3만3천원)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T데이터쿠폰'도 오는 27일 출시한다.
최근에는 3~5만원대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의 데이터 제공량을 30%에서 600%까지 늘려주고 전체 가입자에게 심야시간대 데이터 차감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등 데이터 제공 혜택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LG유플러스[032640] 역시 이날 월 1만원에 LTE데이터를 하루 2기가바이트(GB)씩 최대 62GB 제공하는 '100%LTE 데이터팩'과 2천500원에 24시간 동안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100%LTE 24시간 데이터 프리(free)'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회사는 자사 광고 모델인 메이저리그 LA다저스의 류현진 선수가 승리투수가 될 때마다 일부 요금제 가입자에게 데이터를 1기가바이트(GB)씩 선물하는 이벤트를 펼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KT[030200]는 지난 7월부터 유무선(망내외) 음성 무제한 요금제 고객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2배 늘려주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2배 프로모션'을 10월말 기한으로 진행 중인데, 최근에는 프로모션 대상을 전체 LTE 요금제 가입자로 확대했다.
이 회사는 일단 '2배 프로모션'으로 고객들의 데이터 수요가 상당 부분 충족되는 것으로 보고 프로모션이 끝난 11월 이후 데이터 특화 요금제를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통사들이 이처럼 데이터 관련 요금제와 프로모션에 잔뜩 힘을 주는 것은 LTE어드밴스트(A)나 광대역LTE 같은 빠른 속도의 서비스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소비자들의 데이터 사용량을 늘릴 수 있는 망을 갖췄으니 동영상 서비스처럼 소요 데이터량이 많은 서비스 사용을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권장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나 프로모션은 이동통신사들이 상반기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무제한 제공하는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이미 예견됐던 것들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저가 요금제를 제외하고는 기본요금을 소폭 상향하는 선에서 망내 혹은 망내외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무료화했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음성이나 문자메시지가 아니라 데이터를 통해 이동통신사들이 수익을 내는 구조에 접어든 만큼 데이터 소비량이 많은 서비스나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요금제의 도입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결국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 통신요금이 증가하는 영향이 있다"며 "하지만 그만큼 전에 없던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 중심으로의 요금제 개편은 올 하반기로 예상되는 이동통신 3사간의 음성LTE(VoLTE) 연동 문제가 해결되면 한층 더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VoLTE가 좀더 활성화되고 '2배 빠른 LTE'에 걸맞는 서비스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면 요금체계 개편도 더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19 09:1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