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오랜만에 웃어유. 항상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슈"
추석을 사흘 앞둔 16일 오전 충남 홍성 전통재래시장 곳곳은 상인과 흥정하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조기·동태·황태포·사과·배·밤·대추 등 추석 차례상에 올릴 농·수산물 가격을 흥정하느라 큰소리가 떠나질 않았다.
지난 11일장(홍성장은 1일과 6일, 11일, 16일, 21일, 26일이 전통 장날임)부터 추석 대목을 보는 홍성장은 이날도 아침부터 활기가 넘쳤다.
홍성 전통시장에서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문전성시 프로젝트)을 이끄는 최철 문화연구소 길 소장은 "올해는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난 장부터 활기를 띠고 있다"며 "추석을 앞둔 오늘이 대목인 만큼 인근에서 가장 큰 홍성장을 주민이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물전의 한 상인은 "그나마 추석 대목이라 그런지 손님들이 많이 찾고 있지만 6∼7년 전에 비교하면 매출이 절반에 미치지 않는다"면서도 "최근 몇 년 간 경기가 너무 안 좋아 지금 이 정도도 만족한다, 항상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고 밝게 웃었다.
현 위치에 장을 세운 지 70년을 맞은 홍성 전통재래시장은 바다와 가까운 지리적 특성으로 예로부터 내륙의 산물과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이 집결해 번성을 누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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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대목 '홍성 전통시장'
- (홍성=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추석을 사흘 앞둔 16일 5일장이 선 충남 홍성 전통재래시장이 제수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2013.9.16 kjunho@yna.co.kr
지금도 홍성장에는 홍주·광천·보령·청양·대흥·결성 등 인근 6개 군에 걸쳐 활동하던 부보상단체 '원홍주육군상무사'가 조직을 유지하며 번영을 꾀하고 있다.
올해 초 도청을 따라 홍성으로 이전한 김현미(36·여)씨는 "차례 음식재료를 사려고 홍성장에 들렀다"며 "물건도 다양하고 시중보다 비교적 저렴한 품목이 많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은 시장 바로 옆에서 영업 중인 농협 하나로마트를 성토하기도 했다.
상인 이모(39)씨는 "고객들이 시장을 찾아 가격대를 확인하고는 결국 비교적 공산품이 저렴한 곳으로 가버린다"며 "대형할인매장보다 고객층이 겹치는 하나로마트가 더 문제"라고 성토했다.
반면 대형매장보다 주차시설 등 쇼핑 환경이 좋지 않고 일부 품목 가격이 비싼 것을 지적하는 주민도 있었다.
김모(40)씨는 "여기저기 발품을 팔며 좀 더 저렴하고 질 좋은 제수용품과 선물용 상품을 찾아다니지만 쉽지 않다"며 "전통시장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보다 싸긴 하지만 이곳에서도 금방 지갑이 바닥나 버려 올해 명절에는 이것저것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16 15:4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