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용지 2장 분량 유서에 개인 심경 토로…수사검사에 대해선 "정의로웠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12일 새벽 한강에 투신해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김종률(51) 전 민주당 의원(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은 유서에서 "상실감과 절망감을 가눌 길이 없다"고 개인적인 심경을 토로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공개된, 자필로 작성한 A4용지 2장 분량의 글에서 2009년 의원직 상실형이 선고된 단국대 관련 배임수재 사건을 거론하며 "지난번 제 사건으로 내내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가 있었고 그때 억울함에 어떻게든 명예회복의 기회를 얻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서를 '서영민 부장님, 박성훈 검사님 미안합니다'라는 글귀로 시작했다.
그는 "사법시스템도 사람이 일이라 모순과 불안전한 점을 겪은 터라 지금 상실감과 절망감을 가눌 길이 없다"며 "억울하고 무력감, 이 꼴 저 꼴 보기 싫은 회의감만 있다. 제가 다 지고 간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알앤엘바이오 금품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적극적으로 방어할 생각도 했으나 여기까지 오면서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 담당인 서울남부지검 서영민 부장검사와 박성훈 검사를 언급하며 "참 정의롭고 열심히 하는 검사를 보는 것 같아서 흐뭇하고 좋았다"고 적었다. 그는 "나의 선택으로 자칫 누가 될 것 같아 이글을 남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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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수색
-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김종률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이 한강에 투신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12일 서초구 반포동 서래섬 수상레저 주차장 등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투신한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왔지만 아직 투신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3.8.12 leesh@yna.co.kr
김 전 의원은 구속됐다 무혐의로 석방된 금융감독원 간부 윤모씨와 가족에게도 미안함을 전하면서 "저의 속죄의 마음을 꼭 전해주시길 부탁한다"고 썼다.
김 전 의원은 "이 시점에 저의 주변과 특히 민주당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정치적으로 민주당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사건 처리를 함에 있어 선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말미에 "정의 실현을 위해 정말 불철주야 애쓰시는 서영민 부장님, 박성훈 검사님 앞날에 좋은 일만 있으시길 기원한다. 감사하고 미안하다"고 적었다.
김 전 의원은 2011년 1월 알앤엘바이오 측이 자사의 부실회계 문제를 무마해 주는 대가로 금감원 간부 윤씨에게 5억원을 건넸다는 의혹과 관련, 지난 11일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는 검찰에서 당시 알앤엘바이오 고문으로 금품 전달을 '담당한' 자신이 '배달 사고'를 냈고 실제로는 윤씨에게 돈을 전달한 적이없다고 자백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12 21:0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