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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銀, 조선무역銀 계좌 폐쇄…美 압력 수용?

posted May 0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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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銀, 조선무역銀 계좌 폐쇄…美 압력 수용?>

 

중국 베이징의 중국은행 본점(자료사진)
 

유엔제재 넘어선 첫 조치 의미…전면 대북제재 판단은 일러

 

(베이징=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의 4대 '국유상업 은행' 가운데 하나인 중국은행이 북한의 무역결제 은행인 조선무역은행의 계좌를 폐쇄했다.

 

조선무역은행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에 따른 제재 대상이 아닌 미국 정부의 독자 대북 제재 리스트에 오른 금융 기관이다.

 

중국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합의에 따라 도출된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는 성실히 이행하겠지만 미국의 '일방적' 제재에는 동참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견지해왔다.

북한 은행의 불법 환치기 영업 금지, 세관 통관 검사 강화, 국경 밀무역 단속 등 그간 중국이 행한 대북 압력 조치는 모두 유엔 안보리 제재의 틀 안에서 이뤄졌다.

 

따라서 기존 원칙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이는 중국은행의 조선무역은행 계좌 폐쇄 조치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일단 북한에 더욱 큰 압력을 행사해달라는 미국의 끈질긴 대중 압박이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인 3월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조선무역은행을 추가 제재 목록에 올렸다.

 

미국 행정부는 특히 북한이 세계 금융망과 연결될 수 있도록 '허브' 역할을 하는 중국의 동참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대북 저승사자'로 불리는 데이비드 코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3월 중국을 찾아가 조선무역은행 재재 동참을 강력히 촉구한 것을 비롯, 미국은 각종 고위급 채널을 통해 중국에 강도 높은 제재 동참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유엔의 틀을 벗어난 독자적인 양자 제재에 부정적 입장을 고수해왔다.

 

중국의 외교 사령탑인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국무위원이 3월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제재가 안보리 행동의 목적이 아니고, 유관 문제 해결의 근본적 방법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응해 2094호 결의를 채택하는 과정에서도 조선무역은행을 추가 제재 목록에 올리자는 미국의 요청을 끝까지 묵살했던 터였다.

 

이런 탓에 중국은행의 이번 조치는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일단 외견상으로는 중국이 압력에 밀려 미국의 요구한 양자 제재를 수용한 모양새가 됐다.

 

그러나 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전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기가 어려운 점도 적지 않다.

 

우선 조선무역은행 계좌 폐쇄가 중국은행의 독자적인 결정에 따른 형식을 취한 것이 눈에 띈다.

 

은행업관리감독위원회를 비롯한 정부 기구 차원의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니라 상업은행 성격이 강한 중국은행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뤄진 형식을 취한 것이다.

 

한 소식통은 "중국은행의 이번 조치는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 사태 때를 연상케 한다"며 "미국을 비롯한 세계 금융망과 연동되어야 할 중국은행으로서는 조선무역은행과 계속 거래를 하면 큰 위험을 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2005년 BDA를 돈세탁 창구로 지목하고 자국 금융기관이 BDA와 거래하는 것을 금지했다. 동시에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이 은행의 불법 금융활동에 '유의하라'고 통보했다.

 

이를 계기로 대량 인출 사태가 빚어지면서 BDA는 도산 위기에 몰려 북한 계좌를 포함한 모든 계좌의 거래를 동결시킬 수밖에 없었다.

 

'유의하라'는 미국 정부의 간단한 메시지가 이 같은 엄청난 위력을 보인 것이다.

 

미국 정부는 3월 조선무역은행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하면서도 "세계 금융 기관들에 조선무역은행과의 거래에 따른 위험성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비록 정부가 여전히 지분을 갖고 있지만 2006년 홍콩과 마카오 증시에 잇따라 상장해 민간 은행의 성격이 강한 중국은행으로서는 북한과의 위험한 거래를 계속할 경우 심각한 경영 리스크를 떠안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아울러 중국은행을 제외한 다른 중국의 대형 은행에서 같은 조치가 동시에 취해지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물론 당국이 국유 기업의 경영 활동 전반을 강력히 틀어쥐는 중국의 의사결정 시스템상 중국은행의 결정이 온전히 스스로 내린 것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기 따른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중국은행의 결정을 막을 힘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당국의 고의적인 방치 속에서 중국은행이 스스로 이 같은 조처를 하는 형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미국의 압력을 일정 부분 수용하고 위험 요소를 털어내는 실리를 챙기면서도 중국 정부의 자존심도 지키는 절충점을 찾는 선에서 나온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아울러 중국으로서는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에 이어 호전적인 전쟁 위협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북한에 대한 '과도한' 대북 제재가 체제 불안을 가져와 북한 정권의 붕괴로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중국은행의 조선무역은행 계좌 폐쇄를 중국의 전면적인 대북 제재 동참의 신호를 해석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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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08 11:1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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