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EPS 상관계수 마이너스…실적과는 반대
증권사들 발표하는 실적 전망 '거품 현상' 때문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기업 실적이 좋아진다는 전망이 나오면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지만 최근 몇년간 이 통념은 전혀 통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와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의 상관계수는 지난 17일 현재 -0.06이다.
상관계수는 2011년 하반기에 0.5 이하로 떨어졌고, 2012년 이후에는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상관계수는 보통 0.7 이상일 때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상관계수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는 것은 실적 전망치의 증가에도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과거 코스피와 EPS의 상관계수가 0.5 이하에 머문 시기는 2004년 8월부터 2005년 8월까지 1년, 2006년 9월부터 2007년 5월까지 9개월 등 보통 1년 안팎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2011년 8월부터 이번 달까지 30개월 동안이나 이어지고 있다.
개별 종목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 중에서 지난 1년간 주가와 12개월 예상 EPS의 상관계수가 0.5를 초과한 종목은 단 1개도 없었다.
지난해 최고 실적을 경신하던 삼성전자[005930]의 상관계수는 0.1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에만 해도 상관계수가 0.7∼0.8로 실적 전망치와 주가가 강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후에는 양측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005380](0.5), 현대모비스[012330](0.2), POSCO[005490](0.0), SK하이닉스[000660](0.3%), NAVER[035420](0.3), 신한지주[055550](0.2), 기아차[000270](0.5), 삼성생명[032830](0.0), SK텔레콤[017670](0.2), LG화학[051910](0.4), 현대중공업[009540](0.3)도 주가와 실적 사이에 연관성이 아예 없거나 약했다.
주식시장 참여자들이 증권사가 발표하는 실적 전망치를 믿지 않는 이유는 2011년 이후 생긴 '실적 전망 거품' 현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유가증권시장의 연초 순이익 전망치는 108조원, 115조원, 117조원이었으나 실제 순이익은 86조원, 82조원, 85조원에 불과했다.
3년 연속 순이익 전망이 크게 빗나가면서 주식시장에서는 실적 전망에 대한 신뢰도가 뚝 떨어진 상황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대 계상된 실적 전망치의 후유증 때문에 주가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현실과 전망치의 괴리가 해소되기 전까지 실적과 주가는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23 06:0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