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노래방기기에 버젖히 수록된 북한 노래

국내 최대 노래방 기계 제작업체가 만든 노래방 책에 북한 노래가 들어가 당국을 깜짝 놀라게 했다. 조선가요라는 부분이 있는데, '김일성 장군의 노래', 또는 '김일성 원수님 만세' 같은 노골적인 북한 찬양곡이 버젓이 들어가 있었다. 문제는 이렇게 북한을 찬양하는 노래가 들어간 노래방 기계를 국내에서도 손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동포들이 자주 찾는 서울 시내의 한 노래방이다. [2번에 가든지, 6번에 가든지.] 노래 검색을 해보면 대중가요 사이에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노래가 나온다. [중국동포 : 깜짝 놀랐죠. 기껏 해봤자 연변노래, 중국노래, 한국노래 이 세 가지만 있을 줄 알았는데, 검색을 하니까 (북한 노래가) 나오더라고요.] 북한예술선전대 단원 출신인 한옥정 씨와 함께 어떤 노래들이 실려 있는지 살펴봤다. [한옥정/전 북한예술선전대 단원 : 하..이 노래는 한 4~5살 때부터 부르면 죽을 때까지 불러야 되는 노래예요, 이 노래는.]

북한에서 실제 진행된 열병식을 담은 영상이 배경화면으로 나오기도 한다. [한옥정/전 북한예술선전대 단원 : 오리지널 북한 자료를 그대로 가져온거에요, 이거는. 북한에서 보던 거 똑같아요.] 북한 노래가 들어간 중국 기계를 중고로 판다는 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국내 중국 노래방 기기 유통업자 : 연변곡, 중국곡, 한국곡, 조선가요(북한가요)들어가 있죠. (업데이트나 A/S는 어디에서 받으면 되는 거예요?) 저한테 받아야죠.]

또 이 노래방 기기제조업체의 중국 법인에 주문하면 북한 노래가 담긴 새 반주기도 손쉽게 수입할 수 있다. 중국에서 택배로 입수한 노래방 반주기의 하나는 중국 법인에서, 다른 하나는 한국에서 만들었다고 돼 있었다. 두 반주기는 모두 번호까지 똑같은 북한 노래를 담고 있다. 하지만 제조 업체는 북한 노래가 들어간 반주기는 중국 법인에서 생산한 것일 뿐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노래방 기기 제조업체 관계자 : (중국에서) 음악 작업하는 사람들은 (북한 노래를) 쉽게 넣어요. 어떻게 제재를 가할 방법이 없어요.]

이 업체는 중국 법인의 지분 54.5%를 소유한 최대주주였다. 또 업체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반주기를 판매하는 중국 법인 홈페이지와 바로 연결할 수 있다. [홍문표/새누리당 의원 : 아무런 제재 없이 이런 노래방 기기가 유통되고 있는 것은 안보에 큰 구멍이 뚫린 것으로 검찰, 경찰, 국정원은 제대로 파헤쳐야 할 것입니다.] 사법당국은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노래 반주기 유통이 불법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정확한 실태 파악에 착수할 계획이다.

최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