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길환영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은 4일 수신료 회계 분리 가능성을 알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길 사장은 이날 수신료 조정안을 검토하기 위한 방송통신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수신료 수입과 광고 수입을 분리해 집행하는 '회계분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기본적으로 같은 생각"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길 사장은 "수신료를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명확히 밝히는 것은 국민에 대한 기본 도리"라며 "다만 광고 수익과 수신료 수익이 합해져서 여러 분야에 쓰이기 때문에 명확히 갈라서 설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확실한 회계사 여러 명의 자문을 받을 것을 주문한 상태"라며 "결과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하다면 그대로 하고 안 된다면 설명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수신료를 현 2천500원에서 4천원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KBS의 수신료 조정안에 대한 의견을 결정하기에 앞서 KBS 측의 의견을 듣기 위해 이날 자리를 마련했다.
길 사장은 '2019년까지 광고 없는 '완전 공영'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실현할 로드맵이 있느냐'는 질문에 "수신료를 다시 책정하는 사회적인 합의기구인 '수신료 산정위원회' 등이 마련되면 구체적인 로드맵으로 연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9년에 완전 공영을 하려면 2017년쯤에는 뭔가 가시적인 제도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신료를 인상하면 광고액을 2012년 대비 약 2천100억원 감축한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광고판매대행사인 코바코와 협의해 구체적 방법을 마련할 것"이라며 "수신료 인상에 대한 국회 승인을 받은 직후에 중장기 계획 마련에 착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비 감축 의지에 비해 인건비 절감 의지는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길 사장은 방송사간 경쟁과 노사 협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콘텐츠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 연봉 수준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이날 방통위 회의에서는 "수신료를 올리면서도 부가 서비스 수익도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수신료를 EBS에 배분하는 비율은 오히려 감소한다", "광고액 삭감 의지가 있다면 1천500원이 아닌 500원만 인상해도 될 것" 등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길 사장은 "시청자 부담을 경감하는 것이 목표"라며 방법상의 문제는 추후 실무선에서 검토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방통위는 KBS 안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부대조건으로 위원회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다"며 "가능한 한 국민의 차원에서 폭넓은 요구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04 18:3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