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송지·현산면 20개 마을에 또…해남군 늑장 대응 비난
(해남=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이번 설에도 어김없이 흙탕물이 쏟아졌어요. 그것도 이틀간 군청은 뭘 하는지 답답합니다."
객지에서 온 자식들과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먹고 오순도순 정을 나눌 시간에 수도꼭지에서 흙탕물만 쏟아져 내린다면 기분이 어떻까.
그것도 매년 명절 때마다 이런 일이 되풀이된다면 재해(?)나 다름없을 것이다.
전남 해남군 송지, 현산면 일대 20개 마을 주민들이 연례행사처럼 이런 일을 겪고 있다.
'올해는 괜찮을까' 싶어 조심스럽게 수도꼭지를 돌리던 주민들에게 예외는 없었다.
맑은 물이 나오던 수도꼭지에서 설 전날인 30일 오전 9시부터 우려했던 대로 흙탕물만 쏟아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농도가 더 짙어지자 화가 머리끝까지 난 주민들은 해남군에 신고했지만, 설날 아침까지 계속됐다.
주민들은 이틀간 제대로 씻지도 못하는 고통을 겪었다.
한 주민은 "군이 설 명절 종합상황실을 운영한다고 말만 했지 신고를 받고도 이틀간 방치했다"면서 "물을 많이 쓰는 명절마다 이런 일이 되풀이 돼 대책을 요구했는데 아직 감감무소식"이라고 비난했다.
군은 흙탕물 상수도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0여 년 이상 된 낡은 송수관로 교체 예산이 없어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1일 "흙탕물은 차례상 준비 등으로 물 소비량이 크게 늘면서 관 밑에 가라앉은 침전물까지 쓸려갔기 때문이다"며 "피해 마을이 많아 복구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해명했다.
송정 상수원 1일 평균 물 공급량은 4천t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01 12:2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