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만 기자]
지난 27일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신임사장으로 내정된 정용기 전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에너지 분야 수장들의 전문성 결여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일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연수을)이 한국지역난방공사로부터 제출받은 A 전 의원의 직무수행계획서를 보면, 5매 이내의 직무수행계획 양식을 채우기 위해 현재 난방공사의 연혁과 최근 경영환경으로만 채웠으며, 나열된 현황에 이어서는 ‘효율’또는 ‘효율화’단어 하나만을 추가해 형식만 맞추는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장 후보자의 직무수행계획서는 후보가 직접 공공기관 문제점을 진단하고 구체적 업무 계획과 운영 방향을 기술하는 서류다. 후보의 경영 철학이 담긴 만큼 공기업 사장 채용 과정의 핵심서류로 꼽힌다.
그러나 A 전 의원이 제출한 직무수행계획서에는 A 전 의원이 지역난방공사 사장 후보자로서 제시하는 비전과 경영전략은 기존 난방공사의 비전과 전략에‘효율’단어 하나만 추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실제 A 전 의원은 A4용지 1쪽 하고도 반 가량을 난방공사 연혁과 공사 경영환경, 공사의 비전을 나열하기만 한 뒤, <공모자 의견>란에 ‘경영효율화의 의지를 담는다’는 명분으로 ‘효율’이라는 단어만을 추가했다.
이어 3페이지 A 전 의원이 제시한 <경영 목표와 전략>란에도 현재 공사의 경영목표에 나열에 이어 ‘효율화 지표 개발’이라는 단어가 다시 한번 추가됐다. 그리고 <경영 전략 방향 및 과제>에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만 추가되는 등 계속해서 현황으로만 직무수행계획서를 채우기에 급급했다.
이외에도 A 전 의원이 제시한 <‘효율화’를 위한 추진계획> 또한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의견이 전부에 가까웠다. A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기재부가 추진하는 경영효율화 방안 △자산 매각, △투자계획 연기, △인력 및 조직 효율화 등의 방안을 나열한 뒤, 이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만 기재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A 전 의원이 에너지 관련 경험이나 전문성이 없다는 것이다. 전 국회의원의 경우, 과거 관련 상임위원회 경력 등을 전문성으로 내세우기도 하지만, A전 의원의 경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국토교통위, 안전행정위(현 행정안전위) 등 에너지 관련 상임위 경력은 단 한번도 없었다.
지난 가스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B 전 의원과 동일하게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패널의 오염위험성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관해 정일영 의원은 “세계적 에너지 대란의 상황 속에서 에너지 공기업의 책임 경영과 혁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임에도, 끊임없는 에너지 공기업 낙하산 인사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이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반대했다는 이유만으로, 에너지 관련 기관들에 비전문성 인물들을 임명하는 것이 아닌지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