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 기자]
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전국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교통안전도를 평가한‘교통안전지수’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지자체장이 교통안전지수를 반영해 교통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대한민국은 OECD 36개국 중 교통안전 수준이 27위로,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OECD 평균보다 0.4명 많다. 이에 더해 전체 교통사고에서 보행자 사망 사고가 35.5%를 차지해 OECD 평균인 19.3%보다 약 두 배 높아 교통안전 수준이 매우 낮은 편이다.
경찰청 산하 기관인 도로교통공단은 2005년부터 매년 전체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교통안전도를 평가한 교통안전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교통안전지수는 교통사고 심각도별 사고 건수와 사상자수를 기초로 인구수와 도로 연장을 고려하여 교통안전도를 평가한 지수이다.
교통안전지수는 지자체별로 취약한 교통 영역을 수치화하여 교통 현황 파악 및 성과측정의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 있으나, 대다수의 지자체는 단순 사고 횟수 등을 평가지표로 삼는 등 교통안전지수를 교통정책에 활용하지 않는 실정이다.
이은주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교통안전지수 총점과 전년 대비 개선율이 낮은 지자체 16곳의 명단을 공개했으며, 지자체의 교통안전 수준이 전년보다 낮아져도 현행 상 지자체가 교통안전지수를 개선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보도자료 참조: 교통안전 최악, 개선율도 최악인 지자체 16곳 발표 lej515.tistory.com/1232) 2021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8년·2019년 2년 연속으로 총점이 최하위 20%에 속하면서 2017년 대비 2019년에 최하위 20%의 개선율을 드러낸 곳은 경남 창원시, 경기 김포시, 경기 고양시, 경기 성남시, 대구 달서구, 대구 중구, 충남 홍성군이었다.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도로교통공단은 교통사고를 줄이고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해마다 교통안전지수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국감 지적 이후인 지난해 11월에는 교통안전지수가 낮은 대구 중구와 경기도 평택시를 대상으로 교통안전 컨설팅과 관계부처 합동점검을 수행했다.
그러나 교통사고 위험도가 높은 평가 하위 지자체를 전체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사업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지자체가 교통안전지수를 자율적으로 참고할 수 있지만, 심각한 마이너스 개선율과 낮은 점수를 기록해도 개선할 의무가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이은주 의원은 경찰청장이 교통안전지수를 개발·조사·작성 및 공표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지자체장이 교통정책을 수립할 때 교통안전지수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제144조의 2 신설)을 발의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지난 5월‘보행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교통체계(속도·신호 등) 개선, 고령자·어린이 보호 의무 확대, 이륜차·화물차 등 사고 취약 요인 관리 강화’를 골자로 한 교통안전 관련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앞으로 교통사고 사망자를 50% 수준으로 감축하고 OECD 국가 중 교통안전 수준을 10위까지 상향한다는 목표다.
이은주 의원은“교통안전지수의 법적 근거 마련을 통해 앞으로 지자체 교통정책 수립 시 교통안전지수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길 바란다”며,“지자체별로 취약한 교통 영역을 파악하고, 이를 반영한 교통정책이 수립된다면 안전한 교통환경을 조성하는데 큰 효과가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