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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로 돌아와 '미스터 0'의 위력을 뽐내고 있는 임창용. <<연합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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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버스 이동, 체질상 맞아…오승환과는 거의 매일 연락"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6년 동안 일본과 미국 프로야구를 경험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임창용(38)의 주위에 팬이 몰린다.
2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를 앞두고 연합뉴스와 만난 임창용은 인터뷰 도중 쏟아지는 팬들의 사인 요청에 모두 응하면서 "예전 한국에서 뛸 때보다 지금 팬들이 나를 더 알아봐 주시는 것 같다"며 웃었다.
걸음을 옮기기도 어려울 정도의 인기에도 임창용은 "확실히 한국 생활이 편하고 좋다"고 밀했다.
몇몇 외국인 선수가 부담스러워하는 한국 프로야구의 야간 버스 이동도 임창용은 "나에겐 더 나은 이동수단"이라고 했다.
임창용은 "일본에서는 경기 당일 오전에 신칸센(고속 열차)으로 이동했고,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생활할 때는 오전 3∼4시에 공항으로 개인별로 이동해 스스로 발권하고 짐을 부쳐야 했다"며 "나는 체질상 경기가 끝나고 야간에 버스로 이동하면서 푹 자는 게 맞는 것 같다. 24일 대구에서 LG 트윈스와 연장전을 치르고 바로 서울로 이동하는데도 전혀 피곤하지 않더라"고 설명했다.
마운드 적응도 어렵지 않았다.
임창용은 "(13일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를 때 대구구장 마운드에서 몇 차례 미끄러졌는데 바로 다음날 구단에서 마운드를 정비해줬다"며 "이후 대구구장은 물론 다른 구장에서도 마운드가 낯설지 않고 편안했다"고 했다.
그는 생애 처음 찾은 목동구장에 대해서도 "특별한 느낌이 없다. 그냥 한국 야구장이란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팬들에게 '돌아온 임창용'은 특별하다.
11일 대구 SK전에서 불펜에 등장해 몸을 풀기만 했는데도 '임창용'을 연호하는 소리가 컸다.
그가 등판하면 함성은 더 커졌다.
임창용은 "팬들께서 나를 신기해하는 것 같다. 투수 나이로는 환갑인데 현역 생활을 계속하니까 더 응원해주시기도 하고…"라며 웃었다.
스스로 '투수로는 환갑'이라고 하지만 구위는 20대 선수 못지않다. 임창용도 구위, 특히 구속에 욕심을 드러냈다.
임창용은 "아직 구속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150㎞를 넘기면 그때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임창용은 140㎞대 후반의 직구와 일본·미국 프로야구에서 가다듬은 슬라이더·포크볼로 타자를 압도하고 있다.
임창용은 28일 현재 6경기에서 2승 3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6⅓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1개만 내줬고 삼진은 7개나 잡았다.
상대팀은 "오승환이 일본에 진출하니 임창용이 돌아왔다"고 삼성을 부러워한다.
임창용은 "승환이가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하지 않고 삼성에 남았다면 내가 여기 있을 수 있었겠나"라며 "승환이가 내 앞길을 열어준 것 같다"고 농담했다.
오승환은 2008년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진출해 일본 최정상급 마무리로 자리매김한 임창용을 보며 해외진출의 꿈을 키웠고, 올해 한신 마무리로 새 출발 했다.
임창용은 "승환이와 거의 매일 메시지를 주고받는다"고 전하며 "공에 대해서는 내가 조언해줄 부분이 없다. 일본 생활에 대해서만 몇 마디 할 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승환이는 어느 리그에 가도 성공할 선수"라고 후배를 응원했다.
일본과 미국을 거치며 '도전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임창용은 이제 한국 무대에서 도전을 이어간다.
임창용은 "한국 리그도 수준이 높아졌다. 한국에서 던지는 것도 나에겐 중요한 도전"이라며 "세이브 기회가 있을 때마다 팀 승리를 지켜내며 응원해주신 팬들께 보답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임창용은 27일 넥센전에서 세이브를 추가하며 한·일 개인통산 299세이브를 기록했다.
아직 한국 선수 중 300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는 없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28 09:1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