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루이스 히메네스(32·베네수엘라)를 통해 공격력 강화와 관중몰이를 기대하고 있다.
펠릭스 호세, 카림 가르시아 등 한국 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외국인 타자를 배출했던 롯데는 히메네스에게도 '스타 외국인 타자'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첫인상부터 강렬했다.
허벅지 부상으로 개막 후에도 2군에 머물렀던 히메네스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 처음 출전해 1-1로 맞선 10회말 1사 1·2루에서 상대 오른손 불펜 정찬헌을 공략해 끝내기 우월 3점 홈런을 쳤다.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외국인 타자는 히메네스가 처음이다.
시즌 초 롯데의 타격 부진이 이어지자 부상을 당한 히메네스를 원망했던 롯데 팬들이 열렬한 응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롯데 관계자는 "히메네스가 롯데에 연착륙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된 한방"이라고 말했다.
히메네스는 떠돌이였다.
1999년 미국 프로야구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를 밟은 그는 2002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2004년 LA 다저스로 이적했다.
이후 미네소타 트윈스·보스턴 레드삭스·워싱턴 내셔널스·시애틀 매리너스·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에서 뛰었고, 2009년에는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에 둥지를 틀기도 했다.
'힘을 갖춘 유망주'라는 평가 덕에 그를 원하는 곳은 많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자리 잡지 못했다.
히메네스는 2012년 시애틀에서 7경기 동안 메이저리그를 경험하며 17타수 1안타에 그쳤고, 대부분 시간을 마이너리그나 해외에서 보냈다.
미국 마이너리그 역할을 하는 도미니칸리그를 포함해 히메네스는 4개국(도미니카공화국·미국·일본·한국)에서 야구를 했다.
그가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 몸담았던 팀은 무려 9개다.
롯데는 히메네스의 10번째 팀이다.
롯데 관계자는 "방출, 트레이드 대상자에 자주 오르다보니 위축된 느낌도 있었다"고 첫인상을 전하며 "히메네스가 편안한 마음으로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와 스스럼없이 지내는 한국 프로야구의 문화에 히메네스가 놀란 눈치"라며 "본성은 밝은 편이라,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수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선수의 '기'를 살리는 건, 결국 성적이다.
히메네스는 첫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쳤고, 동료는 홈 플레이트 앞에 모여 히메네스를 맞이했다.
열성적인 부산팬들은 히메네스의 이름을 연호했다.
히메네스는 14일까지 4경기에서 15타수 5안타(타율 0.333) 4타점을 기록 중이다.
히메네스의 응원가는 '원 웨이 티켓(One way ticket)'을 번안한 '날 보러 와요'다.
롯데 응원단은 "미국으로 돌아가지 말고, 계속 롯데에서 뛰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응원곡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떠돌이' 히메네스도 롯데에서 '정착'을 꿈꾼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15 09:1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