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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7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 복귀한 투수 임창용이 경북 경산볼파크에서 포수 진갑용과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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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각도 변화와 변화구 구사…삼성 코치 "힘에 기교까지 더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천382일 만에 한국 프로야구 마운드에 선 삼성 라이온즈 사이드암 임창용(38)이 변함없는 직구 구위를 과시하며, 노련한 변화구 구사와 팔 각도 변화까지 선보였다.
결과는 2007년 9월 9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2천408일 만의 구원승이었다.
임창용의 복귀전을 지켜본 삼성 투수코치들은 "첫 등판보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창용은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1⅔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삼진 2개를 잡아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전광판 기준으로 149㎞, 삼성 전력분석원 스피드건에는 147㎞가 찍혔고 총 24개 중 3개 던진 변화구도 위협적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팔 각도의 변화도 상대 타자를 괴롭게 했다.
김태한(45) 삼성 투수코치는 1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내 마운드에 조금 낯설어하면서도 완벽한 투구를 했다"며 "사실 어제 실전 경기보다 불펜에서 던질 때 더 좋은 공을 뿌렸다"고 다음 등판에 더 큰 기대를 품었다.
김 코치는 "임창용이 2007년까지 삼성에서 뛸 때는 힘을 위주로 한 투구를 했다"며 "6년 동안 일본과 미국 야구를 경험하면서 '힘' 외의 것을 키웠다. 변화구도 훨씬 좋아졌고, 투구 자세 변화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방법도 익혔다"고 덧붙였다.
임창용은 8회초 김성현을 상대로 2볼-2스트라이크에서 팔 각도를 어깨 높이까지 올려 직구를 던졌고, 앞선 직구 3개를 모두 파울로 걷어내던 김성현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 코치는 "사이드암에서 나오는 공과 스리쿼터의 동작으로 던지는 공은 완전히 다르다"며 "임창용이 13일 경기에서는 직구만 다른 자세에서 던졌지만 변화구도 스리쿼터 동작으로 던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귀전 초구는 직구"라고 공언했던 임창용은 직구 위주의 투구를 하다 슬라이더로 경기를 매조졌다.
10-9로 역전한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임창용은 최정을 상대로 볼 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130㎞짜리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김 코치는 "다음 등판에서는 더 예리한 변화구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트레이닝 파트를 겸하는 김현욱(44) 불펜 코치는 임창용의 '몸'에 감탄했다.
김현욱 코치는 "나이는 많지만, 신체는 젊은 선수 못지않다"며 "정말 준비를 철저히 했다. 예전 국내에서 뛸 때에 비해 팔 높이에 변화를 자주 줬는데 그런 변화를 견딜 수 있는 탄탄한 몸을 만들었더라"고 칭찬했다.
그는 "13일에는 대구구장 마운드에서 몇 번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국내 마운드에 완벽히 적응하면 더 좋은 공을 던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14 10:4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