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 공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맨유는 10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원정 경기에서 1-3으로 패하면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맨유는 2014-201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사실상 무산됐다. 맨유가 유럽 클럽 축구 대회의 최고봉인 이 대회에 나가지 못한 것은 1995-1996시즌이 마지막이었다.
맨유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려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최소한 4위 안에 들어야 한다. 프리미어리그 3위까지 챔피언스리그에 직행할 수 있고 4위는 챔피언스리그 예선 출전권을 얻기 때문이다.
하지만 맨유는 이번 시즌 7위에 머물고 있다. 4위 아스널에 승점 7이 모자라는데 남은 경기는 5경기뿐이라 뒤집기가 쉽지 않은 격차다.
유일한 희망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다음 시즌 출전권을 확보하는 방법이었지만 이날 패배로 그마저도 날아갔다.
퍼거슨 감독이 은퇴하고 이번 시즌부터 데이비드 모이스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맨유는 말 그대로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8월 이전 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과 FA컵 우승팀이 단판 승부로 우승팀을 정하는 커뮤니티 실드에서 우승할 때만 해도 '맨유의 영광'은 계속되는 듯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전 공격수인 웨인 루니와 모이스 신임 감독의 불화설이 불거지며 루니의 이적 소문이 나도는 등 분위기가 흉흉했지만 커뮤니티 실드 우승으로 비교적 상쾌한 출발을 했던 것.
그러나 모이스 감독은 리그컵과 FA컵 등에서 모두 중도 탈락했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20개 팀 가운데 중위권으로 볼 수 있는 7위로 밀려나면서 퍼거슨 감독의 '실패한 후계자'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이번 시즌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와의 두 차례 리그 맞대결에서 1-4, 0-3으로 완패를 당하는 등 강팀으로서의 면모도 사라졌다.
시즌 전 영입한 마루앙 펠라이니가 허리, 손목 등의 부상으로 2개월 정도 쉬었고 로빈 판 페르시 역시 무릎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등 악재도 많았으나 성난 맨유 팬들은 이번 시즌 부진의 원인을 주로 모이스 감독에게서 찾는 모양새다.
부임 첫해부터 경질설에 시달리는 모이스 감독에게 이날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실패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10 08:1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