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창원 LG의 '슈퍼 루키' 김종규(23)의 승부욕에 불이 붙었다.
김종규는 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4득점으로 부진했다.
9분15초밖에 뛰지 않았고 2점슛 6개를 던져 2개를 넣는데 그쳤다. 그나마 성공한 2개의 슛은 모두 덩크슛이었다.
하지만 이 덩크슛 가운데 하나로 인해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경례 세리머니'가 화두에 오르는 현상이 빚어졌다.
5차전 4쿼터 시작 후 30여 초 만에 김종규는 모비스의 로드 벤슨을 따돌리고 3점슛 라인 밖에서부터 드리블을 시작해 직접 덩크슛까지 연결했다.
벤슨이 계속 뒤쫓아왔지만 김종규의 덩크슛을 뒤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백코트하는 과정에서 김종규가 벤슨을 향해 거수경례하는 동작을 취한 것이 화근이 됐다. 김종규는 곧바로 테크니컬 반칙을 지적받았고 모비스는 자유투 1개를 넣어 57-54를 만들었다.
김종규는 억울하다는 듯이 심판에게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사실 벤슨에게 거수경례를 하며 약을 올린 것은 테크니컬 반칙을 지적받는 것이 맞다. 하지만 김종규가 억울해한 이유는 이틀 전 4차전에서 있었던 일 때문이었다.
당시 벤슨은 2쿼터 초반 김종규의 수비를 따돌리고 강력한 투핸드 덩크슛을 작렬했고 이어 김종규를 향해 거수경례를 한 뒤 공을 주먹으로 코트에 세게 내리쳤다.
하지만 벤슨에게는 테크니컬 반칙이 나오지 않았고 다만 공을 잡아 바닥에 튀겼다는 이유로 경기 지연에 대한 경고만 주어졌다.
거수경례 세리머니는 벤슨이 시즌 도중에도 수시로 하는 그의 전매특허와 같은 동작이기는 하지만 상대팀 선수를 향해 했기 때문에 테크니컬 반칙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LG 데이본 제퍼슨은 백코트하는 벤슨을 거칠게 밀었는데 이는 벤슨이 팀 동료인 김종규를 조롱하는 듯한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심판은 이를 지나쳤고 김종규는 5차전에 이를 되갚고자 똑같은 행동을 했지만 이번에는 테크니컬 반칙이 나온 것이다.
김종규는 5차전 경기를 마친 뒤 "4차전에서 벤슨이 덩크슛을 하고 나서 나를 향해 했던 세리머니를 똑같은 것으로 되돌려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테크니컬 반칙으로 인한 자유투 1개가 모비스에 주어졌고 팀도 결국 1점 차로 분패하며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게다가 LG는 주전 가드인 김시래가 발목 부상으로 10일 열리는 6차전 출전이 불투명하기까지 하다.
시즌 개막에 앞서 "KBL을 뒤집어 보겠다"고 장담했던 김종규가 위기에 놓인 LG를 구해낼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6차전 장소인 창원으로 쏠리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09 09:4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