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러시아 프로축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뛰었던 에리크 하겐(노르웨이)이 몇 년 전 승부조작에 직접 가담한 사실을 시인했다.
AFP통신은 3일 "하겐이 2005년부터 2008년 사이에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컵 경기에서 팀의 지시를 받아 동료 선수와 함께 심판에게 3천 달러(약 300만원)씩 건넸다는 사실을 털어놨다"고 보도했다.
하겐은 노르웨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에는 이런 것이 관례처럼 벌어지는 일이었다"며 "팀에 '이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원래 그런 것'이라는 답만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심판에게 돈을 전달하면 1만2천 달러의 보너스를 받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겐은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서도 "그 중 한 경기는 2005년 10월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비토리아 기마라스(포르투갈)의 UEFA컵 조별리그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경기에서는 상트페테르부르크가 2-1로 이겼다.
하겐은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달랐다"며 "그때 모든 선수가 심판에게 조금씩 돈을 건넸다"고 증언했다.
그는 "러시아 어를 몰라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경기 시작 전에 이와 관련한 팀 미팅이 있었다"고도 밝혔다.
이에 대해 상트페테르부르크팀은 사실 관계를 부인하고 나섰다.
이 팀의 대변인 예브게니 구세프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겐의 말에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우리 팀은 항상 페어플레이 정신을 준수해왔다"고 반박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03 08:2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