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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배 설욕한 전북
- (전주=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아시아챔피언스컵축구(AFC) 조별리그 전북 대 광저우의경기. 전북 선수들이 광저우에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2014.4.2 k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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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복수혈전…평일 야간 경기에 1만8천여 관중 모여
(전주=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전북 현대와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의 경기가 라이벌전의 양상을 띠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최고의 흥행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양팀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4차전에는 1만8천974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평일인 수요일 오후 7시에 개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울 정도의 숫자다.
올 시즌 전북의 홈 경기 관중 숫자는 지난달 8일 K리그 클래식 부산과의 개막전에 1만5천687명이 입장한 것을 제외하면 26일 포항전 6천824명, 29일 성남전 7천159명 등 1만명을 넘지 않았다.
전북의 한 관계자는 "특별히 마케팅을 한 것도 아닌데 경기가 시작한 저녁 7시가 지나서도 계속 사람들이 들어와서 놀랐다"며 "지난 경기에서의 오심 논란 등이 불을 지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18일 전북은 광저우와의 중국 원정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동점골을 터뜨렸지만 이 골은 심판의 반칙 선언으로 무효가 됐고, 결국 1-3으로 패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경기 후 "두 번째 골 반칙 선언은 오심"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북은 오심 논란이 겹친 원정에서의 처참한 패배를 홈에서 반드시 되갚겠다는 의지로 불타올랐고, 팬들도 '복수혈전'처럼 느껴지는 이런 요소에 흥미를 느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전북은 후반 수적 열세를 딛고 1-0 짜릿한 승리를 거둬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보답했다.
두 팀의 맞대결이 주는 재미 자체도 무척이나 크다.
공교롭게도 전북과 광저우는 2012년부터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3년 연속 격돌했다. 통산 전적은 2승2무2패로 팽팽하다.
올 시즌으로 좁혀서 보면 전북은 K리그 '1강'으로 꼽힐 만큼 한국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광저우는 호화 전열을 자랑하며 AFC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노리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이런 관계를 반영하듯 두 팀 감독과 선수들은 경기 도중은 물론 전후로도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마르첼로 리피 광저우 감독은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 2년 연속 불참하며 전북의 신경을 긁었고, 경기 중 그라운드 반대편의 최강희 감독과 큰 몸짓을 주고받으며 판정에 불만을 터뜨렸다.
경기에서는 옐로카드 9장이 나올 정도로 선수들의 몸싸움이 격렬했다.
전반전이 끝나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통로에서는 광저우 선수들이 전북 레오나르도에게 "할리우드 액션을 하지 말라"며 시비를 걸어 언쟁이 붙기도 했다고 한다.
한국과 중국 클럽 간의 '더비' 관계로 발전할 기미가 보이는 광저우와 전북은 3일 현재 G조 1·2위를 달리고 있어 2위에까지 주어지는 16강 진출권을 따낼 가능성이 크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03 09:3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