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국제,사회특집>
지난 14일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끝으로 4박5일간의 한국 일정을 모두 마치고 출국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명동성당에서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고 한반도 평화에 관한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제주 강정마을 주민, 밀양 송전탑 건설 예정지역 주민, 용산 참사 피해자 등 다양한 형태의 상처로 인해 평화와 화해가 필요한 인사들이 초청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를 마친 뒤 성남 서울공항으로 이동해 환송인사를 하고 대한항공 편으로 로마로 떠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4일 입국한 뒤 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식과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등을 집전하고 가톨릭 사회복지시설인 음성 꽃동네를 방문해 장애인들을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18일 교황이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도 함께한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교황에게 특별한 선물하나를 전할 예정이다.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나눔의 집' 강일출 할머니는 마음이 설렌다. 다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교황이 집전하는 명동성당 미사 맨 앞줄에 초대됐기 때문인데 할머니는 교황과 직접 만나 특별한 선물 하나를 전할 예정이다. 친자매처럼 각별하게 지냈던 고 김순덕 할머니가 살아생전 한 땀 한 땀 수놓아 완성한 그림의 사본이다.
1995년 作 '못다 핀 꽃'/故 김순덕(1921~2004) 할머니 - 차라리 한바탕 울음이라도 터뜨리면 좋을 것을 무표정해 처연하기까지 한 댕기 머리 소녀, 활짝 펴 보지도 못하고 멈춰버린 꽃봉오리.
故김순덕作-못다핀 꽃
[강일출/위안부 피해 할머니 : 눈물이 어디에서 나는지 몰라. 지금도 자려고 눈 감고 있으면 막 그 생각이 확 나고, 누구한테도 말 못할 사연이야.]
이 그림은 몇 해 전, 미국 의회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마이크 혼다 하원 의원과 침략 전쟁의 과거사를 사과한 무라야마 전 일본 총리에게도 전달됐다. 강 할머니는 교황에게 수백 마디의 말과 글보다 더한 마음이 전달될 것이라며 수를 놓던 김순덕 할머니의 사연도 함께 들려줄 것이라 말했다.
[강일출/위안부 피해 할머니 : 우리(세대)는 일본 사람한테 당했지만 후세들과 이 나라는 교황님이 많이 기도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교황은 18일 오전 명동 대성당에서 '평화와 화해의 미사'를 봉헌하기에 앞서 천주교를 포함, 국내 12개 종단 지도자들을 만나 인사한다. 오전 9시부터 약 15분 간 명동성당 코스트홀 1층에서 대화할 예정이다. 교황은 7개 종단 지도자를 만날 계획이었다. 그러나 다른 종단의 추가 요청이 있었고 더 많은 종교 지도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교황의 바람이 맞물리면서 인원이 늘었다.
자승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서정기 성균관 관장, 박남수 천도교 교령,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등이 참석한다. 김근상 대한성공회 의장, 암브로시오스 조그라포스 정교회 한국대교구장, 김철환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박종덕 구세군대한본영 사령관, 김동엽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도 동석한다. 천주교를 대표해서는 김희중 대주교(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장)와 총무 신정훈 신부가 참석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함으로써 한국사회에 커다란 울림과 반성할 점들을 남겼다. 우선 그는 비행기에서부터 내려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했으며 경찰추산15만 인파가 남긴 광화문 시복식을 통해 한국근현대사에서 초기 천주교인들의 위대한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으며 세월호 유가족,위안부 할머니, 탈북민 위로등 사회약자들에 대한 특별한 배려를 통해 한국사회의 정의를 세우기를 기도하며 젊은이들에게 용서와 사랑,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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