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균 검거, 74일의 도피마감
<사회특집>
유병언(73) 청해진해운 회장 부자의 장기 도피로 벽에 부딪히고 비난받던 검찰 수사가 변곡점을 맞았다. 세월호 참사 책임의 정점에 있던 유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 며칠 만에 장남 유대균(44)마저 체포되면서 사실상 답보상태에 놓였던 수사에 다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출국 시도하려다 무산되자 도피> = 유씨 일가의 경영 비리에 초점을 맞춰 수사해온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당초 차남 유혁기(42)를 유씨의 경영 계승자로 보고 우선 수사 대상에 올렸다. 유씨 일가 중 가장 먼저 소환을 통보한 것도 유혁기였다. 검찰은 미국에 체류 중이던 혁기에게 수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불응하자 곧바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강제 송환 절차에 착수했다.유혁기 등 해외 체류 중인 유씨 일가가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자 검찰의 칼끝은 곧바로 국내에 머물고 있던 유대균에게 향했다.
그러나 대균 역시 지난 5월 12일 소환에 불응했고 검찰은 곧바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다음날 서울 염곡동 소재 유대균 자택에 진입해 체포영장 집행에 착수했으나 유대균은 이미 잠적한 뒤였다. 그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 4월 19일 프랑스로 출국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뒤 경기도 안성 소재 금수원에서 아버지 유씨와 상의한 뒤 도피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균은 아버지 유씨와 따로 떨어져 지내온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체포영장이 발부된 5월 12일로부터 74일만에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사진)
*56억 횡령·배임 혐의…구속수사 전망 = 검찰이 지금까지 밝혀낸 유대균의 횡령 및 배임 혐의 액수는 56억원이다. 유대균은 유씨 및 송국빈(62·구속기소) 다판다 대표이사와 공모해 형식상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한 뒤 2001년부터 올해 3월까지 매달 다판다 매출액의 0.75%, 총 18억8천만원 가량을 지급받았다. 2007년 말부터 올해 3월까지 경영 자문료 명목으로 자신과 동생 혁기가 대주주로 있는 지주회사 아이원아이홀딩스에 모두 5억3천만원을 지급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유씨 일가의 다른 계열사로부터도 비슷한 방식으로 상표권료 및 컨설팅 비용을 지급받았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소유한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인 'SLPLUS'를 이용했다.유대균이 무려 두달 넘게 도피를 이어가며 검경을 농락했지만 밝혀진 횡령·배임 혐의 외에 별도의 '도주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 형법상 도주죄는 체포 또는 구금된 자가 도망할 경우에만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체포 대상자가 공권력을 피해 달아나도 별도 혐의를 추가하기는 어렵다. 다만 유대균의 '도주우려'가 이미 명백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 검찰의 추가 수사 과정에서 여죄가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이날 "유대균이 이달 안에 자수할 경우 부친 장례 참석 등의 사정을 최대한 참작하겠다"고 했지만 자수가 아닌 경찰에 체포되면서 이 역시 불투명하다.
*도피장소 : 유대균(44)은 결국 경기도 용인에 은신해 있었다. 유대균 검거로 경찰의 체면이 어느 정도 회복되기는 했지만 경기경찰청 코앞에 숨어 있던 수배인물을 석 달여 만에 찾아냈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유대균씨은 25일 오후 용인시 수지구 한 오피스텔에 조력자이자 일명 '신엄마'의 딸 박수경(34)씨와 함께 숨어 있다가 인근 인천지방청 광역수사대에 붙잡혔다.
그동안 안성 금수원과 가깝고 유병언의 아내 권윤자(72)와 유씨 측근들이 대부분 용인, 성남, 수원 등에 있었던 터라 유대균의 은신처가 경기 남부 어딘가일 거란 추측이 무성했다. 실제로 권씨는 성남시 분당구 구원파 한 신도의 집에서 검거됐고 유씨 오른팔로 알려진 상무 이석환(64)씨도 용인과 인접한 수원시 영통구에서 검거됐다. 유씨 도피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신엄마 신명희(64)씨는 용인에 은신해 있다가 자수하기도 했다.
게다가 유대균씨이 숨어 있던 오피스텔의 위치는 경기경찰청과 불과 4㎞ 정도, 관할 경찰서인 용인서부서와는 6㎞가량 떨어진 가까운 곳이어서 '등잔 밑이 어두웠다'는 지적에서 피할 수 없게 됐다. '엎드리면 코 닿을' 곳에 은신해 있던 유대균을 너무 늦게 검거했기 때문이다. 용인서부서 관계자는 "해당 오피스텔 실거주자는 대균 측근 하모씨의 여동생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들은 (우리가 받은) 수사대상자 28명 명단에는 없는 사람들"이라며 "이 때문에 문제의 오피스텔은 수색 대상에서도 제외됐었다"고 설명했다.
경기경찰청 관계자는 "경기청 형사들은 그동안 인천지검 수사팀과 함께 유씨 등 검거에 주력하며 전남 일대에서 수사를 진행해 왔다"며 "최근엔 유 전 회장이 숨진 것으로 확인된 이후 유대균의 심경 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해 수색에 더욱 박차를 가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워낙 넓은 구역을 수색하다 보니 제때 검거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다행히 인천청에서 오피스텔 정보를 입수해 검거한 것은 경찰로서는 참 다행"이라고 말했다.
*(검거과정) "부모 잃은 자식 마음 어떻겠나?" 인천지방경찰청에 도착한 유대균 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부모가 돌아가셨는데 자식 마음이 어떻겠냐"는 짧게 대답했다. 앞서 '왜 도망다녔냐'는 질문에는 "도망은 안 다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밀항을 시도했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고 '범죄 혐의를 인정하는냐'는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또 '해외에 있는 가족들과 연락했냐"는 질문에도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경찰은 유 전 회장 사망 이후 장남 유대균이 구원파 신도보다 수행원이나 가족, 친인척 등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보고 수행원 하모 씨의 동선을 집중 감시했다.이 과정에서 경찰은 수행원 하 씨의 여동생이 사용하다 비워둔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에 있는 한 오피스텔에 수도와 전기요금이 계속 나오는 점을 수상하게 여기고 이날 저녁 형사 8명을 급파해 대균 씨와 박 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하 씨 여동생의 주소지와 휴대전화 요금청구지가 다르다는 점을 확인하고 요금 청구지인 용인 오피스텔 내 엘레베이터 CCTV를 분석했는 데 드나드는 사람이 없는 데도 수도요금과 전기요금이 나오는 게 수상했다"고 말했다.경찰은 하 씨 여동생을 추궁해 "오피스텔 비밀번호를 구원파 신도들에게 알려줬다"는 진술을 받아냈고 이날 여동생과 함께 오피스텔을 급습해 대균 씨와 박 씨를 붙잡았다.
처음에 문을 열어주지 않고 버티던 유대균은 경찰이 "소방대원을 불러 문을 따고 들어가겠다"고 하자 순순히 문을 열어줬다. 현장에는 실제로 소방서 사다리차가 출동하기도 했다. 함께 검거된 박수경 씨는 일명 '여성 호위무사'로 불리던 태권도 사범이었지만 검거 당시 경찰과 별다른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은신 오피스텔…'가구도 TV도 없이 휑해' 유대균, 박수경 두 사람은 9시 15분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도착해 신병이 인천지검으로 인계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7시쯤 용인 수지 시내에 있는 모 오피스텔에서 유대균과 박 씨를 검거했다. 유대균(44)이 은신해 있던 경기도 용인 오피스텔 안은 사람이 오래 숨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휑했다. 25일 오후 경찰 수색 과정에서 문틈으로 들여다 본 오피스텔 내부는 TV와 같은 가전제품은 찾아볼 수 없었고 침대나 옷장 같은 가구도 전혀 없었다.
호화스런 도피생활을 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던 유대균이 검거 당시 초췌한 행색을 하고 있었던 이유를 짐작케 한다. 유대균이 기거했던 오피스텔은 내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오른쪽에 있다. 집에 들어가려면 보안카드나 비밀번호를 알아야 출입할 수 있는 스크린도어를 통과해야 한다.
이 유리문을 통과하고 보이는 첫 번째 집이 바로 유대균이 머물던 곳이다. 문을 당기면서 열고 들어가면 입구 바로 왼편에 화장실이 있고 오른쪽엔 싱크대가 있다.왼쪽으로 꺾어진 'ㄱ'자 형태의 방은 복층이어서 왼편에 복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복층에는 어떤 물건이 보관돼 있는지 목격되지 않아 정확히 확인되진 않았지만 아래층 바닥에 비닐 쓰레기만 있던 것을 감안할 때 복층에도 별다른 짐은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오랫동안 청소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음식도 해먹지 않은 듯 싱크대는 텅 비어 있었다.
왼쪽 벽에는 세탁물을 널때 쓰는 접이식 빨랫대가 기대어져 있어 방에서 옷을 세탁한 적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취재진이 몰려있는 오피스텔 앞에 폴리스라인을 친 뒤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한편 지난 2월 입주가 시작된 이 오피스텔은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로 주거형 오피스텔 344세대(가구별 약 20㎡)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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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월호 참사이후 주요 검거대상은 아직 유혁기, 섬나, 김혜경, 김필배 등이 남아있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유씨의 2남 2녀 가운데 수사 대상에 올랐지만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사람은 차남 혁기(42)와 장녀 섬나(48)다. 프랑스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차녀 상나(46)는 범죄 혐의가 크지 않아 체포영장이 청구되지 않았다.
검찰은 비리의 핵심으로 미국에서 행방을 감춘 유혁기에게 주목하고 있다. 유씨 일가가 저지른 횡령·배임 범죄 규모는 약 2400억원으로, 숨진 유씨(1291억원)를 제외하면 유혁기가 559억원으로 가장 액수가 많다. 이에 견주어 유대균은 99억원에 불과하다. 이미 기소된 계열사 대표 8명 가운데 일부는 재판에서 경영 비리 책임을 유혁기와 김필배(76·해외 도피 중) 전 문진미디어 대표에게 떠넘기기도 했다.
앞서 검찰도 유혁기가 경영 승계자로서 부친의 측근들과 함께 비리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가장 먼저 소환 통보를 하기도 했다. 검찰은 미국 영주권자인 유혁기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령을 내리고 미국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한 상태다. 일각에선 이미 멕시코 등으로 도주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유섬나 역시 일가 경영 비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정되는 범죄 금액 규모만 492억원이다. 유섬나는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인근 고급 아파트에 머무르다가 지난 5월 27일 프랑스 경찰에 붙잡혔다. 오는 9월 17일 파리 항소법원에서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을 예정이지만 인도 결정이 나더라도 상소할 경우 국내 송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건수사가 흐지부지 되어서는 안된다. 스포츠닷컴은 300여명의 억울한 넋을 위해서도 사랑하고 존경하는 애독자들, 국민적 공분, 국민적 혈세를 좀먹은 이들의 검거를 위해 끝까지 추적,보도하고
이들을 비호한 세력, 이들의 검은 로비를 받은 세력들까지 철저히 드러내도록 국회특위를 잘지켜보고 특검이 잘진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스포츠닷컴은 세월호 참사를 통한 국민적 적폐를 일소하고 선진사회를 위한 국민정신,국가품격 대개조에 언론의 소명을 다하여 일조하려 한다. <스포츠닷컴 편집부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