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출마'권은희,모해위증 혐의로 고발당해
<정치,사회 특집> [권맑은샘 기자/스포츠닷컴]
7·30 재보궐선거에 새정치민주연합 광주 광산을 후보로 출마한 권은희(40·사법연수원33기) 전 서울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법정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모해위증죄)로 검찰에 고발됐다. 자유청년연합(대표 장기정) 등 보수 시민단체들은 14일 오후 2시 권 전 과장을 모해위증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는데 내용은 권은희가 변호사 시절 맡았던 사건 피고인의 아내가 위증 혐의로 처벌을 받았으며, 검찰 조사과정에서 “변호사가 시키는 대로 (법정에서) 말했다”는 진술까지 한 것으로 14일 확인된 것이다.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권 전 과장은 2004년 8월경 1m가 넘는 길이의 칼 등을 휘두르며 아내 A 씨(44)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B 씨(43)의 변호인을 맡았다. A 씨는 남편 B 씨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이기도 했지만 아내로서 남편의 변호인을 권은희로 선임했으며 변호인과 의논하며 공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문제는 그해 10월에 열린 공판에서 A 씨가 흉기로 폭행을 당했다고 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뒤집으면서 발생했다.
당시 공판검사는 여러 증거와는 명백히 다른 진술을 한 점을 입증해 위증 혐의로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러나 A 씨가 ‘변호인의 지시에 따랐다’고 밝힌 점 등을 감안해 구속영장을 집행하진 않고 법원에 반환했으며, A 씨를 벌금 10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 위증 소동이 벌어지고 며칠 뒤 당시 권은희 변호사는 사건에서 손을 떼고 사임계를 냈다.
10년 전 사건에 대해 지역 법조계와 사건 관련자들은 비슷한 기억을 갖고 있었다. 충북 진천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B 씨의 아버지는 “지금은 아들 부부가 이혼한 상태”라면서 “당시 변호사가 시켜서 며느리가 말을 바꿨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변호사에게 이용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의 한 변호사는 “권 변호사가 위증교사 혐의로 수사를 받을 상황에 몰렸는데 지역 변호사회는 변호사 단체니까 먼저 나서서 조사할 순 없어서 추이를 지켜봤다”면서 “그러다 기소되는 것 없이 잘 지나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관련 의혹에 대해 권 전 과장 측은 “2005년 충북 지역 한 언론에서 ‘위증교사 의혹으로 검찰 내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는데 ‘내사한 사실이 없다’는 검찰 확인서를 받아 정정보도를 했다”면서 “문제가 있었으면 검찰이 수사를 했겠지만 내사 사실이 없다는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 위증 사건 이후 왜 변호인을 사임했는지, A 씨의 진술 번복 경위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질문엔 “정정보도가 나왔다는 것을 답변으로 갈음한다”며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한편 자유청년연합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은 14일 권 전 과장을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위증한 혐의(모해위증)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 단체들은 “권 전 과장은 ‘국가정보원 여직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보류하라는 전화를 받았다’는 등 서울경찰청이 수사를 방해했다는 거짓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발장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 전 과장은 공직선거법위반 등의 혐의로 피소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김 전 청장으로부터)국가정보원 여직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보류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김 전 청장 등이 계속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방해해 여러 차례 서울경찰청에 항의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지만, 1·2심 재판부는 모두 권 전 과장의 법정 진술을 근거 없다고 판단해 김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며 "권 전 과장의 법정진술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새정치민주연합이 권 전 과장을 당선이 99.9% 보장되는 광주에 공천한 것은 범죄자를 처벌하지 못하도록 방탄을 치기 위한 것"이라며 "만약 권 전 과장이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합법적으로 수사를 피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은 7·30 재보선 전에 권 전 과장을 수사해야 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면 구속수사를 해야 한다"며 "검찰의 수사가 미진할 경우 계속 재고발해 수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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