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김형식 살인교사 투트랙 수사중
<정치권 게이트 가능성 있어>
[권맑은샘 기자/스포츠닷컴]
검찰과 경찰이 김형식(44·구속) 서울시의회 의원 살인교사 혐의 사건과 서울 강서구의 재력가 송모(67)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투 트랙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김 의원과 송씨 살해용의자 팽모(44)씨의 구속 기간 연장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은 살해당한 송씨가 매일 지출한 금품 내역을 기록한 ‘매일기록부’ 원본을 송씨 가족으로부터 제출받아 집중 검토하고 있다고 7일 밝혔는데 장부에는 국회의원 등 정치인과 공무원의 이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살인교사 동기와 관련된 내용은 집중 조사하겠지만 그 외의 부분은 명백한 단서 등이 필요하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경찰도 검찰과 별도로 해당 장부를 입수해 송씨의 정·관계 로비 여부에 대해 자체 조사에 나섰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송씨의 사무실에서 나온 여러 자료를 근거로 조사하고 있다”면서 “정치인과 공무원을 상대로 한 수뢰 여부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김 의원의 살인교사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남부지검 관계자는 “살인교사는 직접 증거 없이도 정황상 증거가 여럿이라면 유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서 “김 의원에게 살해 청탁을 받았다”고 자백한 팽씨가 검찰 조사에서 부인하면 팽씨 진술의 증거 능력이 없어지지만 아직 팽씨는 검찰에서 진술을 바꾸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사건을 바라보는 법률전문가들은 "살인교사 대부분 직접증거 없어 살인 실행범 진술이 핵심 증거" 이고 "金, 팽씨에 묵비권 요구 메모 등 드러난 증거로도 혐의 입증될듯" 하지만 팽씨가 법정서 진술을 뒤집으면 다른 간접증거들이 무력화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팽씨는 중국으로 도주한 뒤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김 의원에게 ‘미안하다, 친구를 이용해서’라는 문자를 보냈고 김 의원은 이에 전혀 답장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팽씨가 경찰에 쫓긴다는 것을 알고 김 의원도 추적당할까 봐 경찰을 속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문자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팽씨가 단독범행 후 김 의원을 끌어들이기 위해 일부러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도 가능해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의 수사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과거 살인교사범에 대한 법원 판례도 직접증거가 없을 경우 범행 동기와 실행자 진술의 신빙성이 중요 판단 근거인데 사위와 불륜을 저지른다고 의심해 여대생을 청부 살해한 영남제분 회장의 아내 윤모씨 사건에서 법원은 "지시를 받고 범행을 실행한 윤씨 조카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있다"며 윤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으나 반면 2000년대 초 교단 이탈을 이유로 신도 6명을 살해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영생교 교주 조희성씨는 항소심에서 무죄로 바뀌었다. 당시 재판부는 "의심은 들지만 열성 신도가 피해자와 갈등 관계 속에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었다.
권맑은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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