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헌정기념관에 지지자들 1천여명 모여
이재오 의원, 청와대 향한 쓴 소리로 박수 받아
[스포츠닷컴/류재복 대기자]
새누리당 차기 당권 경쟁의 한명인 7선의 친박(친박근혜)계 맏형 서청원 의원이 10일 출사표를 던졌다. 서 의원은 6월 10일, 오전 11시,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 2층 회의장을 입추의 여지없이 꽉 메운 참석자들을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자리에서 서 의원은 단상이 아닌 아래에서 참석자들을 향해 “서청원의 정치생명이 다시 부활하는 것 같아 매우 감사하고 고맙다”면서 일성으로 의리를 빼들었고 당의 변화와 혁신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통해 자신에게 '쓴 소리'를 하는 당 내외 인사들의 거침없는 발언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파격을 선보였다.
당내 주류인 친박의 감성을 자극하고 반대파를 포용하는 '통 큰' 모습으로 이틀전 경쟁자인 김무성 의원의 '과거 대 미래'의 프레임을 깨려는 포석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 밑에서 정치를 배운 상도동계 선·후배 간의 양보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 진검승부가 시작된 양상이다.
서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변화와 혁신의 길'을 주제로 국회에서 개최한 토론회 인사말의 첫 일성으로 "누가 뭐래도 30년간 정치하면서 의리를 저버리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이어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와 혁신이 우리가 바라는 미래를 만들 것"이라며 "혁신과 변화도 혼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때 친박 좌장에서 지금은 박 대통령과 소원해진 김 의원의 '과거에 안주하느냐, 미래로 나아가느냐'는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였다. 6·4 지방선거에서 보듯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여전히 파괴력이 있고 당심을 좌우하는 만큼 이를 고려한 전술적 판단이기도 하다.
서 의원은 토론회 발제에서 당 혁신과 수평적 당청관계, 화합의 리더십 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당의 변화와 혁신의 길' 주제토론, 의원 60여명 참석
서 의원은 또 "당과 청와대, 당과 정부의 관계를 '수평적 긴장관계'로 재정립하고 형해화된 당청, 당정 회의를 정례화하고 실질화해야 한다"며 "여야 간 생산적 경쟁관계를 위해선 여야 지도부 간, 여야정 간 정례 회동을 통해 안정적 소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당대회 화두로 부상한 공천권 문제에 대해서는 "공천권은 당원에게 귀속돼야 하고 공천권이 권력투쟁의 수단이 되는 일은 결단코 막아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는 "공천학살의 대표적 예였던 나와 같은 피해자가 다시 생겨나선 안 된다"고도 했다. 이밖에 모바일 정당 등을 통한 당원의 의사결정 실시간 참여, 당원협의회 강화, 현장 정책토론회 월 1회 이상 정례 실시, 여의도연구원 등과 연계한 청년인재 육성 등을 제안했다.
사실상의 출정식인 이날 행사에는 당권 경쟁자인 이인제 의원과 친이(친이명박)계 이재오 의원, 정의화 국회의장 및 친박계 중진과 초·재선 등 의원 60여명이 총출동했다. 또 남경필 경기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자 등 10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통상 덕담이 오가는 출정식이지만 이날 토론회에서는 친이계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이 "(청와대가) 그동안 당을 종부리듯 했는데 이번 7·14 전당대회가 그 적폐를 청산할 절호의 기회"라고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관심을 끌었다.
김태흠 의원은 "우리 당의 현주소는 한마디로 박 대통령에게 의존해야만 생존이 가능한 무기력한 정당"이라고 자성하는 발언을 했다.
이재오 의원
류재복 大記者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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