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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의 집 방문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
- (광주=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9일 오후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을 찾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비에 분향하고 있다. 2014.1.29 <<정치부 기사 참조>>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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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으로 처음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시설 방문
(서울·광주=연합뉴스) 이우성 강병철 기자 =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9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일본이) 고노 담화를 통해서 일본군의 관여를 스스로 인정했음에도 최근 이를 부인하고 심지어 과거의 악행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일본을 강력히 비판했다.
윤 장관은 설을 앞두고 경기도 광주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공동생활시설인 '나눔의 집'을 찾아 "최근 일부 일본 지도자들이 과거 군국주의 시대의 잘못을 부인하는 말과 행동을 되풀이하면서 역사적 진실마저 호도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장관이 나눔의 집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외교부 장관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설을 방문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윤 장관이 전격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설을 찾은 것은 일본이 전날 교과서 독도지침을 통해 도발에 나선 것을 비판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나눔의 집에 도착한 윤 장관은 위안부 추모비에 헌화·분향한 후 할머니 한분 한분과 손을 맞잡고 안부를 챙겼다.
윤 장관은 "며칠 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황금자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하루 전날 일본 공영방송 회장이라는 사람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을 했다"면서 "황금자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직전에 이런 발언으로 인해 더 큰 마음의 상처를 입으셨을 것 같아 마음이 더욱 아프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NHK 회장의 발언은) 일본 지도층의 인식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아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비난했다.
이옥선(87) 할머니는 "도살장과 다름없는 위안소로 강제로 끌려갔다. 우리는 위안부가 아니다. 일본의 사죄를 받아야 죽을 수 있다. 죽기 전에 사죄받을 수 있게 정부가 힘을 써 명예와 인권을 하루빨리 회복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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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의 집 방문한 외교장관
- (광주=연합뉴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9일 오후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을 찾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2014.1.29 << 현장풀 >> xyz@yna.co.kr
강일출(86) 할머니는 일본의 잇따른 역사왜곡 언동과 관련, "우리 후세들을 보면 속으로 눈물이 흐른다"며 "후세들이 더이상 무시당하지 않도록 (일제 침탈 역사를) 올바르게 해놓고 죽겠다. 장관이 조금 더 힘을 써달라"고 말했다.
할머니들의 아픔을 전해들은 윤 장관은 "일본 인사들의 시대착오적 언행에 대해서는 우리뿐 아니라 국제사회 모두 비난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이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며 어르신들의 명예가 회복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오늘 저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리는데 유엔대사가 할머니들의 아픔을 호소할 것"이라며 "유엔, EU, 미국 의회도 우리 정부와 뜻을 같이하며 아픔을 나누고 있다"고 국제사회와 공조하고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할머니들을 위로한 뒤 나눔의 집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 들러 관련 자료들을 살펴본 윤 장관은 서울 마포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우리집'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김복동(88) 할머니는 윤 장관에게 "갈수록 일본이 하는 행동이 태산"이라면서 "일본은 제멋대로 하고 일본의 만행은 갈수록 심해지고 정부는 까놓고 말 한마디 못하고"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사들이 나가서 할머니들의 고통을 포함해 과거 일본이 저지른 잘못된 행동에 대해 연설할 것"이라면서 "할머니들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더욱 덧나게 하는 일본의 행위에 대해 정부는 지난 20년래 가장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장관은 "많은 나라들이 그런 점을 점점 더 많이 지적하고 있다"면서 "뜻을 같이하는 나라가 많이 하고 있기에 정의와 양심이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gaonnur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1/29 21:5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