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잠수함 아,태 재배치 검토…공격대상 북한 명시 가능성 커
북한이 지난 3일 실시한 6차 핵실험의 폭발력이 당초 우리 정부가 추정한 50kt의 5배인 250kt에 달하는 ‘수소폭탄’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의회는 내년도 국방수권법안에 핵미사일을 탑재한 핵잠수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재배치 여부를 행정부에게 검토하도록 하는 방안을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미국에서 가장 큰 핵무기 기지 중 하나인 노스타코타주의 미노트 공군기지를 찾았다. 북한의 핵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이 미 본토까지 위협하게 된 상황에서 강력한 대북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 동시에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등 확장 억지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4일 미 상원이 이르면 이번 주 표결을 목표로 심의중인 2018 국방수권법안(H.R.2810)에 아태지역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지력 제공 강화 방안 마련 조항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메이지 히로노(민주당) 상원의원이 수정안 형식으로 발의한 법안은 미국의 핵무기 정책의 근간인 ‘핵태세’ 수정을 통해 잠수함 발사 핵 순항미사일을 아태지역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 미사일방어체계와 장거리 폭격기 등 주요 전략자산의 아태지역 배치 확대와 지역 동맹국과의 군사협력 및 군사훈련 강화, 그리고 무기 판매 확대 등도 명시됐다.
법안은 통과 뒤 30일 이내에 국방장관이 태평양사령관과 전략군사령관 등과 협의해 아태지역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및 확약 능력 강화를 위한 계획을 검토해 의회 국방 관련 위원회에 보고토록 했다. 주요 안보ㆍ국방정책과 예산을 규정하는 미 국방수권법안은 미국의 국방 분야와 관련한 행정부와 의회의 정책지침이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따른 미국의 대응 강화를 촉구하는 국방수권법 수정안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테드 크루즈(공화당) 상원의원은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을 거론하며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촉구했다. 코리 가드너(공화당) 상원의원도 대북제재 강화를 규정한 수정안 발의를 예고한 상태다.
이와 함께 매티스 국방장관은 13일(현지시간) 100여기가 넘는 고성능 핵탄두 탄도미사일이 배치돼 있는 미노트 공군기지 핵무기 기지를 방문했다. 매티스 장관은 핵무기 운용을 전담하는 전략사령부로부터 핵전쟁 시나리오 등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티스 장관은 ICBM과 전략폭격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핵전력의 삼각축과 관련, “강한 메시지를 보내려면 핵전력 삼각축으로 가야 한다”면서 “적이 우리를 보고 미국에 대한 단 한차례 공격도 불가능하며 미국의 보복이 두려워 공격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노트 공군기지에는 미국의 핵전략 삼각축 가운데 전략폭격기 B-52와 ICBM 미니트-3가 배치돼 있다. 매티스 장관은 14일에는 네브라스카주에 자리한 미 전략사령부를 방문해 ‘21세기 전략억제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이미 공개된 바 있는 전략사령부의 전략핵전쟁계획(OPLAN) 8044 개정안에 따르면 미국은 유사시 전략핵 전쟁 목표로 러시아와 중국뿐만 아니라 북한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미국이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따라 북한을 ‘전시 핵공격 대상’으로 공식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3일 북한 핵실험에 따른 지진 규모 추정치가 최근 연달아 상향 조정됐다며, 이에 따라 핵실험에 동반된 폭발력 추정치가 250kt으로 상향 조정될 수 있으며 이는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는 북한 측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전했다. 당초 북한 핵실험에 따른 인공 지진 규모를 5.8로 잡았던 포괄적핵실험금지기구(CTBTO)와 노르웨이지진연구소(NORSAR)는 최근 공식 추정치 발표에서 이를 규모 6.1로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닷컴 국방안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