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일본상공 통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
북한이 29일 또 미사일을 발사했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발사된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 해상에 낙하한 것은 태평양 괌을 타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하는 등 다목적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 미사일은 최대고도 550여㎞로 2천700여㎞를 29분간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서 괌까지의 거리가 3천여㎞인 점에서 괌까지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 또는 사거리 3천㎞의 무수단(화성-10) 미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일본 상공 통과 때 고도가 통상 영공인 100㎞를 넘었다"면서 "괌을 포위사격하겠다고 한 화성-12 미사일이 유력하고 무수단 미사일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9일 괌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해 괌 주변 30∼40km 해상 수역에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 네 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그러다가 지난 14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당분간 미국의 행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격을 유보한 바 있다.
미국은 북한 미사일이 괌으로 발사되면 즉각 요격하는 등 군사대응 태세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은 북한이 괌 사격 계획을 유보하자 북-미 대화 가능성 등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으로 미사일을 낙하하도록 한 것도 군사적 대응을 경고한 미국을 직접적으로 자극하지 않으면서 반응을 떠보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일본이 미사일 사정권에 들어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보여줌으로써 유사시 한반도 증원전력 출발지인 주일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문대통령, "강력한 대북 응징능력 과시하라"…공군 폭탄투하 훈련 실시, 미 전략자산 전개 검토 중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과 관련해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9시20분께 우리 공군 전투기 F15K 4대가 MK84 폭탄 8발을 강원도 필승 사격장에 투하하는 훈련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보고받고 이같이 지시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7시부터 40분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개최하고 국제사회의 엄중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또 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데 대해 강력규탄했다.
또한 북한의 도발이 대단히 엄중하다고 평가하고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 강화된 경계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정 실장은 NSC 상임위 직후 허버트 맥마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미 양국의 공동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맥마스터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한국 정부의 북한도발에 대한 대응조치에 대해 전폭 지지한다”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조는 흔들림이 없다. 안심하라"고 말했다. 또 청와대는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를 검토 중이다.
아베, 트럼프, 대북압력 강화 공조, 29일 유엔에 안보리 긴급회의 개최 요청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9일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판하고 북한에 대한 압력을 한층 강화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통화에서 양 정상은 "북한에 대해 압력을 한층 강화자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아베 총리가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동맹국인 일본과 100% 함께 할 것'이라는 말이 있었다"며 "이는 미국이 일본 방위에 대해 강력하게 관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앞으로 북한에 강하게 압력을 가해 그들의 정책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개최를 유엔측에 요구했고, 유엔은 오는 29일 회의 개최키로 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긴급회의는 한국과 미국, 일본이 공동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닷컴 국방안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