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백령도·연평도 점령 협박했는데…우리 군은 '침묵’
비겁한 것인가? 얼빠진 것인가? 아니면 신중한 것인가? 김정은이 백령도와 연평도를 적시해 대규모 점령훈련을 했음에도 우리 국방부와 군 당국은 3일째 아무런 성명조차 발표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김정은이 백령도 연평도를 지목, 특수작전부대까지 동원해 타격 위협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 당국의 침묵은 대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를 의식한 눈치보기라는 비판이 심각히 제기되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6일 김정은이 선군절(8월25일)을 맞아 북한군 특수부대들의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을 위한 훈련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를 통해 조선중앙통신은 북한군 특수작전부대들이 백령도와 대연평도를 점령하는 훈련을 비교적 자세히 공개했다. 북한군은 이 훈련에서 남한의 대한민국 국군 전투복을 위장해 입고 있었다. 만약 북한군이 실제 침투했다면 일대 혼란이 일어날 것도 뻔했다. 비행대, 포병 화력 타격에 이어 수상, 수중, 공중으로 침투한 전투원들이 대상물들을 습격, 파괴하며 백령도, 대연평도를 가상한 섬들을 단숨에 점령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고 북한 중앙통신은 전했다. 특히 북한은 서해 최북단 도서를 방어하고 있는 해병대 6여단도 적시했다.
대한민국 국군 전투복으로 위장하고 훈련하는 북한군
조선중앙통신은 "콩 볶듯이 울리는 총성과 작렬하는 화염으로 하여 백령도와 대연평도에 도사리고 있는 괴뢰6해병려단 본부, 연평도서방어부대 본부를 비롯한 적대상물들은 순식간에 불도가니 속에 잠기고 승리의 만세소리가 하늘땅을 진감했다"고 위협했다. 이처럼 북한이 특정 우리 영토에 대한 대규모 기습작전을 상정해 군사훈련을 벌였음에도 우리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 군 당국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이 가상 점령훈련을 벌인 대연평도와 백령도는 서해 최북단 도서지역으로 만약 이곳을 점령당했을 경우 서해상 북방한계선(NLL)이 순식간에 무력화될 수 있어 우리 군도 군사적 전략지역으로 판단하고 있는 곳이다.
백령도와 대연평도가 점령당할 경우 이는 곧바로 서울과 수도권에 대한 위협으로 직결된다. 훈련을 참관한 김정은 위원장도 "서울을 단숨에 타고 앉으며 남반부를 평정할 생각을 해야 한다"며 작전의 최종 목표를 숨기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군 당국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지나친 청와대 눈치보기라는 심각한 지적이다. 북한과의 대화기조를 이어가려는 청와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국방부의 몸사리기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같은 기조는 북한이 지난 26일 발사한 발사체 3발에 대해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탄도미사일이 아니라 유엔제재를 받지않는 '방사포'라고 발표한 것과도 이어지고 있다. 정작 합참은 이날까지 청와대에 방사포인지 탄도미사일인지 등 어떤 내용으로 보고했는지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한 안보전문가는 "서해 도서에 대한 점령훈련은 곧 수도권에 대한 공격 협박과 다름없다"며 "북한의 이같은 훈련을 통상훈련으로 받아들이면, 실제 상황에서 소극적인 군 대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미국 전문가, “북한, 2차 한국전쟁 시작할 수 있어…현 상황 심각”
한편, 북한이 지난 26일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면서 북한이 제2차 한국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 국방 전문가 해리 카지아니스는 27일(현지시간) 폭스뉴스 홈페이지에 기고한 글에서 위와 같이 주장했다. 카지아니스는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외교 싱크탱크 국익연구소(Center for the National Interest) 국방연구소장이다. 카지아니스 소장은 칼럼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핵이 지금과 같은 실존적 위협이 아니라 초기 단계였던 1994년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파괴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이유는) 간단하다. 김정일 일가가 비무장지대에서 불과 35마일(약 56km) 떨어진 수도 서울에 대규모 포병을 보내고 로켓을 연발 사격할 가능성 있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클린턴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몇 달 전에 ‘우리는 그런 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주말 3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것은 북한이 핵 미사일로 아시아와 미 본토 사람들을 죽이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상기시켰다”며 “재래식 무기만으로도 피해를 입히기에 충분할 수 있다. 그것을 억제하기 위해 (도널드)트럼프 행정부는 불과 며칠 전 평양을 칭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두번째 한국전쟁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첫번째 전쟁의 지속성이다. 한국전쟁은 결코 조약으로 끝나지 않았고 단순한 휴전협정이었다”며 “북한은 무기들로 서울 일대(경기·인천 포함)를 겨냥해 2500만명에게 맹공을 퍼부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잠깐 두번째 한국전쟁에 대해 생각해보자. 김정은은 한번에 하나씩 자신의 능력을 반복해서 상기시켜주는 것처럼 보인다”며 “김정은은 올해 마치 자랑하듯이 단거리 뿐만 아니라 중거리,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해왔고, 그의 배다른 형인 김정남을 화학무기로 살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김정은은 금요일 밤(한국시간으로 토요일 오전) 우리가 거의 잊고 있었던 무기로 공격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북한은 한국의 상당 부분을 공격할 수 있는 다연장 로켓발사포체계(MLRS)를 시험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한 시스템은 새로운 게 아니다”며 “그러나 그 미사일 시험 발사가 잠재적으로 무엇을 위한 것인지는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발사한 것은)보다 발전된 미사일 시스템 중 하나인 300mm 방사포라고 불리는 KN-09라고 한다”며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이 시스템 사거리가 190km이며, 총 4개 발사대에 8개의 로켓을 탑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러한 무기의 위험은 명백하다”며 “결국 플랫폼은 궁극적으로는 테러를 위한 무기”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 같은 무기들은 한국 도시들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수십년 동안 보지 않았던 대규모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MLRS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의 안전을 기습 공격하고 서울의 마천루들이 무너지는 것을 상상해보라”며 “도로, 다리 및 고속도로는 막힐 것이고, 전세계의 소셜미디어에는 9·11테러처럼 보이는 이미지로 가득차겠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무기는 한국이나 미국에 비하면 그리 대단하지 않을 수도 있고, 북한 군대는 분명히 오래되어 한반도에 있는 연합군의 능력에 비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양이 곧 질이라는 얘기가 있듯이 북한 군대는 무려 100만명이나 되는 규모인데다, 탱크는 4300대, 잠재적 화학무기는 5000t, 핵무기 60개를 보유하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또 “지난 몇년 동안 한미 연합훈련을 통해 북한과 충돌할 경우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살해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한 번의 시뮬레이션에서 800만명 또는 그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강조했다.
카시아니스는 “김정은이 군사력을 계속 과시하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가능한 한 북한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배로 늘려야 한다”며 “김정은은 또 지난주 (2장의 사진을 통해)보여졌듯이 보다 치명적인 핵과 미사일 기술들을 개발하기 위해 더욱 질주하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 김정은은 앞으로 몇 주안에 있을 9월9일 북한 건국 기념일에 핵무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다음에 김정은이 어떤 일을 하든지, 그것은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려는 그의 궁극적인 목표를 계속해서 강화시켜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우리는 매우 심각하게 그것(현 상황)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포츠닷컴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