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네델란드산 비가열 소시지, E형 간염 유발, 심하면 사망
먹거리가 비상이다. 살충제 계란파동에 이어 이번에는 ‘간염 소시지’ 때문이다. 모든 소시지가 그런 것이 아니라 유럽산 수입 비가열 소시지 때문이다. (*비가열 소시지란? : 생 소시지(fresh sausage)를 말한다. 원료고기를 갈아서 양념 등을 넣어 유화시키거나 조분쇄한 제품으로 가열처리하지 않고 냉장 또는 냉동상태에서 유통하는 소시지를 지칭함)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유럽에서 햄과 소시지로 인한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급증함에 따라 유럽산 비가열 햄·소시지의 유통을 잠정 중단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이날부터 E형 간염 유발 논란을 빚고 있는 독일·네덜란드산 돼지고기 원료로 만든 가공육 제품의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E형 간염 바이러스는 사람과 동물이 모두 감염되고 옮기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감염되면 7~10일의 잠복기를 거쳐 황달과 구토, 복통, 설사, 발진 등이 나타난다. 다만 B·C형 간염처럼 바이러스가 몸속에 남아 만성화되지 않고 대부분의 환자가 가벼운 증상만 앓고 회복된다. 70도 이상으로 2분 이상 가열하면 바이러스가 사멸된다. E형간염은 E형간염 바이러스(hepatitis E virus)에 의한 간질환이다. 주로 오염된 물과 음식, 배설물을 통해 감염되고 이렇다 할 치료제나 백신이 없다.
E형 간염 바이러스
25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015년 E형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는 약 4만4000명에 달했다. 저개발국가가 많은 동남아시아에서 E형간염 발생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2007년 50대 여성이 최초로 E형간염 바이러스(유전자4형)에 감염된 적이 있어 완전한 안전지대라 할 수 없다. 감염정도가 심할 경우 사망할 가능성이 있어 입원이 필요하다. 특히 임산부의 경우 사망률이 20~25%로 유독 높다. 특별한 치료제는 없으나 항바이러스 약물인 '리바비린'이나 '인터페론' 등이 사용되며 청결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날고기 등을 함부로 먹지 말아야 한다.
식약처는 유럽산 돼지고기가 포함된 모든 비가열 가공육 제품에 대해 E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를 강화한다. 또 감염 우려가 제기된 유럽산 비가열 햄·소시지 제품을 수거·검사하고 이 과정에서 유통과 판매는 잠정 중단된다. 국내에서 유럽산 돼지고기를 원료로 하면서 가열이나 살균 공정을 거치지 않은 제품도 수거·검사 대상이다. 식약처는 유럽산 돼지고기가 포함된 소시지 등 가공육 제품은 반드시 익혀 먹으라고 당부했다.
유럽 전문 매체들은 최근 영국보건국 조사 결과 영국에서 E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하는 주원인이 수입산 돼지고기와 이를 이용해 만든 소시지 등 가공육 제품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테스코가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수입한 돼지고기로 만든 소시지와 슬라이스햄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대상 청정원 제품
이마트 제품
롯데마트 제품
국내 대형마트 3사에서 매장 철수와 판매 중단이 결정된 제품은 *대상 청정원의 베이컨 제품과 *이마트·롯데마트의 자사브랜드 제품이다. 이에 청정원은 독일산 베이컨의 생산을 중단하고 원료수급처를 다른 지역으로 바꾸기로 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유럽에서 문제가 된 독일·네덜란드산 제품은 아니지만 소비자 불안을 고려해 스페인산 하몽과 살라미 등 유럽산 가공육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시켰다. CJ제일제당도 독일산 돼지고기 원료 사용을 이달 초부터 중단했다.
스포츠닷컴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