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행안부 장관, '경찰 수뇌부 갈등' 대국민 사과
최근 불거진 경찰 수뇌부 갈등 사건으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 장관은 13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경찰 수뇌부와 함께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7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57·치안감)은 지난해 말 광주경찰청이 공식 페이스북에 광주를 '민주화의 성지'라고 표현한데 대해 이철성 경찰청장(59)이 자신을 질책한 후 글을 삭제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이 청장은 이를 부인하며 두 사람의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부끄럽고 죄송한 일이다. 국민 여러분의 노고를 덜어드려야 할 텐데 오히려 걱정을 끼쳐드렸다.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대신 사과한 것이다.
13일 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사과문을 전했다. 김 장관은 "이번 일을 계기로 자세를 다시 가다듬겠다. 심기일전하겠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12만 경찰 상하가 한마음이 되겠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삼겠다. ‘인권 경찰, 민주 경찰’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경찰을 과감하게 개혁하겠다. 잘못된 관행과 제도적 적폐를 청산하고 구태를 벗어던지겠다. 시대적 과제가 경찰 앞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새 정부의 핵심적 국정 과제다.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활짝 꽃 피워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한 첫 관문이다"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부탁드린다. 경찰이 거듭 나는 것을 전제로, 경찰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길 바란다. 불미스러운 내홍의 목욕물을 버리려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인권 경찰로의 재탄생이라는 아기까지 버릴 수는 없지 않겠느냐"라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 겨울, 국민 여러분께서는 촛불을 드셨다. 수백만 시민이 질서정연하고도 뜨겁게 ‘나라다운 나라’를 꿈꾸었다. 그때 경찰은 여러분 곁에서 촛불을 지켰다. 단 한 건의 불미스러운 사건도, 사고도 없었다. 그때 자세로 돌아가겠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겠다. 반드시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고 국민 여러분 앞에 약속드린다. 국민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경찰로 거듭 나도록 이 자리에 있는 경찰 지휘부와 함께 저의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이 청장과 강 학교장 역시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이후 김 장관은 두 사람에 대해 일단 유임시킬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휘권 발동을 검토했지만 ‘경찰에 명예회복 기회를 줘야 한다’는 참모진 건의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스포츠닷컴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