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병 갑질 박찬주 부인 전모씨 군 검찰 소환
국방의 의무를 다하라고 아들들을 군에 보낸 부모들은 정말 심정이 착찹하다.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의 핵심 인물인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육군 대장)의 부인 전모씨가 7일 군 검찰에 소환됐다. 전씨는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용산 국방부 부속건물에 있는 국방부 검찰단에 출석했다. 전씨는 '피해 병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아들 같다는 마음으로 대했는데 상처를 줘 미안하다"고 밝혔지만 진정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 대답이라 기자들마저 분노케 했다. 그는 '본인이 여단장급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며 이제와서 더 우스운 답변을 했다.
옅은 갈색 모자를 눌러 쓰고 온 전씨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기자들의 여러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하고 빠른 걸음으로 조사실로 향했다. 전씨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31일 군인권센터가 박 사령관 부부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을 처음 제기한 지 7일 만이다. 전씨는 의혹의 핵심 인물이지만, 민간인이기 때문에 군 검찰에서는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 군 검찰은 전씨를 상대로 군인권센터가 제기한 여러 의혹이 사실인지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고 박 사령관이 전씨의 행위를 알고도 묵인했을 가능성도 조사 대상이지만 국민들은 군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지 신뢰하지 않고 있다.
'경계병'을 '농사병' 만든 어이없는 4성 장군
갈수록 가관이었다. 박찬주 부부 공관병 갑질 사건은 까도 까도 계속되는 양파같았다. 군인권센터는 박 사령관이 7군단장 재임 시절 공관 경계병을 70여평 규모의 공관 텃밭 관리에 투입해 사실상 ‘농사병’으로 부렸다는 등의 추가 의혹도 제기했다. 센터 측은 7군단장 재임 시절부터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가 33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센터 관계자는 “(그럼에도) 국방부 검찰단은 박 사령관 부부에 대해 긴급체포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배제하고 있다”면서 “군 수뇌부 인사 이후엔 강제수사가 불가능에 가까워 수사 난맥상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군에서 경계병의 임무는 군의 생명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중요한 임무라는 것을 누구나 군대를 갔다온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사항이다. 군에서 경계근무를 잘못 선다면 영창을 갈 정도의 군기강을 바로 알 수 있는 바로미터인데 사병도 중간간부급 장교도 아니고 군에서 최고의 자리, 장군 중의 장군인 대장이 경계병을 농사일을 시켰다는 것은 온 국민을 충격 속에 빠트릴 정도의 군기강 해이의 문제,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한편, 박찬주 대장의 부인 전씨는 국방부 감사에서 공관병에게 뜨거운 떡국의 떡을 손으로 떼어내게 시킨 것을 포함한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시인한 바 있다. 군 검찰은 국방부가 중간 감사결과를 발표한 지난 4일 박 사령관을 형사입건하고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주말에도 대구에 있는 제2작전사령부에 수사 인력을 보내 현장 조사를 벌였다. 군 검찰은 8일에는 박 사령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박 사령관은 곧 있을 군 수뇌부 인사에서 보직을 얻지 못하고 전역할 가능성이 크다. 군 검찰은 박 사령관이 전역해 민간인 신분으로 바뀌면 사건을 민간검찰에 이첩할 방침이다.
이에대해 국민들은 공분을 넘어 울분을 토하고 있다. 어느 한 노인은 “나는 6,25를 겪은 사람이고 내 아들도 손자도 국방의 의무를 다하라고 군에 보냈다. 그러나 박찬주 저사람은 장군은 커녕 군인 자격도 없는 사람이다. 공관병 갑질이야 명령과 복종이 생명인 군문화가 있으니 다소 이해하거나 오해가 있을 수 있다해도 '대민봉사' 나간 것도 아니고 경계병을 자신의 텃밭 농사를 시켰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이것은 대한민국 군대가 썩을대로 썩었다는 소리다. 박찬주 부부뿐만 아니라 참다운 군인정신, 국방의 의무를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 철저히 수사해 군기강 바로잡고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분노했다.
스포츠닷컴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