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을 원가에 끼운 한전, 3조원 꿀꺽한 셈
한 가정집에 지난달 전기료 고지서가 나왔다. 폭염에 에어컨을 조금 틀었을 뿐인데, 전달보다 25만원이나 더 나왔다. 누진제 탓에 3배 가까이 더 내는 것이다. 이런 '전기료 폭탄'은 한국전력의 이익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한전이 계산한 원가를 자세히 살펴보면 적정투자보수라는 항목이 있다. 한전은 이 명목으로 매년 3조 원이 넘는 돈을 챙겨왔다. 한전의 적정투자보수라는 항목은 도대체 무엇인가?
한국전력이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전기요금 총괄원가 정보의 총괄원가는 전기생산에 들어가는 총비용이다. 이 가운데 적정투자보수 항목이 있다. 적정투자보수를 한전 관계자는 “마진이라는 표현이 정확하지는 않는데 비슷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전은 매년 전체 원가 산정 시 적정투자보수를 5.8%에서 8.9%까지, 3조 2천억 원에서 3조 8천억 원까지 포함해왔다. 3조원 넘는 수익을 미리 원가에 끼여 넣은 셈이다. 어떻게 수익이 원가에 있을 수 있나? 한전은 그러면서 가정용 전기를 원가보다 싸게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누진제 전기료 반환 소송 대리인인 곽상언 변호사는 “한전이 말하는 원가에는 한전의 적정 이윤과 투자 보수까지 모두 포함돼 있는 개념입니다. 결코 전기 생산 원가는 아닌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감사원도 한전이 2005년부터 7년 동안 원가를 6조 6천500억 원 과다 계산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국민들은 누진제 때문에 걱정하고 있는데, 한전은 원가를 부풀리고 게다가 성과급 잔치까지 벌였다니 참 말이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 한전은 공공재인 전기서비스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이윤이라고 해명했지만 말이 안된다. 한전은 경영회계 기초도 모르는 헛소리를 한 것이다. 한전의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국민들의 분노와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