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반기문 대망론은 몽상가의 꿈이냐? 현실이냐?의 문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1월초 귀국을 확정적으로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이 잠재적 대권 주자로 꼽혀온 만큼 향후 본격적으로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반 총장은 올해 12월31일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를 마친다. 반 총장은 15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미국을 방문하고 있던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만났다.
면담을 마친 뒤 정 원내대표는 취재진들에게 “반 총장은 임기가 올해 말까지인데 이후 잠시 휴식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며 “또 귀국하는 대로 대통령과 국회의장 등을 찾아뵙고 귀국보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또 비공개 면담에서 정 원내대표가 ‘귀국 후에 국민들께 크게 보고하는 자리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반 총장은 "그런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원내대표도 “반 총장이 내년 1월 중순 전에 귀국하겠다고 했는데 주변 분들과 상의하지 않았겠는가 짐작하고 있다"며 "1월에 귀국한다는 것은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 원내대표가 과감하고 쎄게 (대권을) 권했더니 반 총장이 싫지 않은 표정이고 하루라도 빨리 귀국하고 싶은 심정도 느꼈다"며 "당연히 (대권도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혼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차기 대선에서 적극 지원하겠다는 말이다. 김 전 총리뿐 아니라 여권 내 충청권 인사들의 반기문 밀어주기도 본격화했다. 김종필 전 총리는 같은 충청 출신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화끈한 러브콜을 보냈다. 김 전 총리는 미국에서 반 총장과 만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를 통해 "마지막으로 혼신을 다해 돕겠다"는 뜻을 전했다.
"결심한 대로 하시되 이를 악물고 하셔야 한다"며, 옛 '킹메이커'로서의 조언도 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5월 방한한 반 총장을 자택에서 독대했고, 지난달엔 충청권 여당 의원에게 대권 주자 가운데 반 총장이 군계일학이라고도 했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지난 5월 방한 당시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함께 나가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으로 이 자리에 방문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여권 내 일부 친박계와 충청권 인사가 김 전 총리와 함께 '반기문 밀어주기'를 본격화했단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친박 핵심에서는 대권 레이스 조기 점화가 국정운영 동력 상실로 이어져선 안 된다며 속도 조절론도 나오고 있다.
야권은 1월 중순 전 귀국하겠다는 반 총장의 발언을 여권 후보로서 대선 레이스를 시작하겠다는 의미로 보고 견제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세계의 대통령까지 하고 대선 후보로 출마하는 게 적절하냐면서 철저한 검증을 다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처음 지지도 1위였던 후보가 대통령이 된 것은 박근혜 대통령밖에 없다"고 깎아내렸다.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국민들의 반응들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한 시민은 “야당들이나 다른 대권후보들이 반총장에 대해 하는 말들은 깍아내리기나 자기 콤플렉스에 대한 반작용이라 그다지 신경쓸것이 없지만 글쎄? 유권자, 국민입장에서는 솔직히 그동안 반총장의 발언이나 행보들을 볼 때, 아직 신뢰가 가지 않는다. 현실적인 대북문제를 어떤 구체적인 비전으로 풀지 해답이 아직 없다. 엄중한 대북문제가 인류의 이상론인 UN헌장과 국제관계만으로 풀릴 문제인가? 도달해야할 가치인 몽상과 꿈이 더러운 현실을 어떻게 다루나? 그동안 각각의 세계분쟁에 UN이 직접 문제를 푼 적이 과연 몇이나 되나? 그런 문제들에 반총장이 어떤 해답과 비전을 내놓을지 궁금하다”라며 언급하기도 했다.
스포츠닷컴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