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남,해외공작 정찰총국 대좌 한국망명
대남 공작업무를 담당하는 북한 정찰총국 출신의 북한군 대좌(우리의 대령) 한 사람이 지난해 탈북해 한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정찰총국에서 대남공작 업무를 담당하던 A 대좌가 지난해 국내에 입국했다"며 "정찰총국의 대좌는 인민군 일반부대의 중장(별 2개·우리의 소장)급에 해당하는 직위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 장성이 탈북해 국내에 입국한 사례는 아직 없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A 대좌는 지금까지 인민군 출신 탈북민 중 최고위급으로, 북한 정찰총국의 대남공작 업무에 대해 상세히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국방부도 이날 북한의 대남 공작을 총괄하는 정찰총국 출신의 북한군 대좌(우리 군의 대령에 해당)가 한국으로 망명했다는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그런 사실이 있다"며 "인적사항 등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문 대변인은 "이 사안은 국방부가 주관하는 것이 아니고 국정원과 통일부의 사안으로, 경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제한된다"면서도 "그런 사실이 있다는 것만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정찰총국 대좌의 한국망명 보도에 대해 "이런 사람이 입국한 것은 사실"이라며 "더 구체적인 사항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정찰총국은 김양건 노동당 비서의 후임으로 대남담당 비서와 통일전선부장을 맡게 된 김영철이 이끌던 조직이다. 북한은 2009년 2월 대남·해외 공작업무를 총괄하기 위해 기존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과 노동당 산하 작전부, 35호실 등 3개 기관을 통합해 정찰총국을 신설했고, 군부 강경파로 알려진 김영철을 당시 정찰총국장에 임명했다. 정찰총국은 편제상 총참모부 산하 기관이지만 김정은에게 직보하는 북한 인민군의 핵심 조직이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중 접경지역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면서 탈북자 수는 감소했지만,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 엘리트층인 외교관들이 잇따라 탈북해 국내 입국한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다른 대북 소식통은 "작년 5월 아프리카 A국 주재 북한 외교관이 탈북해 부인, 두 아들과 함께 국내 입국했다"고 밝혔다. 이 외교관은 숙청 등 신변위협이 두려워 한국행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작년에는 동남아 주재 북한 외교관이 탈북해 국내 입국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일 국내 입국한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도 외화벌이 일꾼으로 출신 성분이 좋고 북한 내에선 중산층 이상의 신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