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있고 자존심, 능력있는 기자들은 밥을 잘 얻어먹지 않는다” 철수아찌의 행보를 보며,,,, <기자수첩>
언론들의 보도에 의하면, 안철수 의원이 여의도 IFC몰의 CGV 한 상영관을 통째로 빌렸다고 한다. 그리고 회비를 걷었다. 1인당 1만원이었다. 아직 당이 아닌 의원실 차원의 일정이기 때문에 의원실 운영규정에 맞게 준비했다고 한다. 안의원이 이날 관람한 영화에는 대기업 회장이 정치인과 기자에게 성접대하는 장면까지 등장하는 다소 비 사실적, 상상력이 풍부한 영화내용이 있다. 수년 전 사실인 사건도 있었지만,,,팝콘은 안 의원이 샀다. “팝콘 사왔어요. 드세요”하며, 생글생글 웃으며 안의원은 상영관에 들어왔다.
영화가 끝난 뒤 안 의원은 근처 전집으로 옮겨 기자들과 뒤풀이를 했다. ‘간철수’라는 별명에 대해서 그는 “국정원에서 만든 거다. 진짜 저는 평생 처음으로 세금 내는 게 아까웠다. 내 세금 받아서 내 별명을 지어? 한편으로는 머리 좋다, 이중적으로 내가 또 간이 안 좋다고 공격하려고 지은 거라는 설명을 들었다”며 웃고 유치하고 황당한 답변을 했다. 진짜 국정원이 ‘간철수’라는 별명을 지은 증거도 없고 실상은 그동안 본인이 보여온 넣었다가 뺐다가 하는 정치행태로 인해 만들어진 말로 이쪽저쪽 간본다는 의미 아니던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여러 패러디물들이 언급되자 안 의원은 포장지론을 내세우며 “안철수없당”이라며 썰렁하게 웃기도 했다.
요즘 신당을 추진 중인 안 의원의 결기가 대단한 것 같다. 하기사 안의원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지 않는가? 그는 29일 오찬 기자간담회에서도 “온몸을 던지겠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신당 성공을 다짐했다. 의사→프로그래머→IT벤처기업 대표→교수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경험을 정치에 살려 신당을 꼭 성공시키겠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지역구(서울 노원병) 이전 가능성과 관련해 “바뀐 게 없다. 지역 주민과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도 “창당이 되면 모두의 뜻,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애매한 입장을 표했다. 그간 약속을 강조하며 지역구 고수를 외치던 것과는 달라진 모양이다.
그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과의 연대에 대해선 불가하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오전 라디오방송에 출연해서도 “가능한 한 모든 지역구에서 훌륭한 인물을 찾아 국민들께 선택권을 드리는 게 정당의 역할 아니겠나”라고 했다. 당분간 야권 신당파와 상관 없이 독자신당 행보를 이어갈 것도 분명히 했다.
이런 안의원을 보면서 기자는 “아직 참 아마추어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대게 정치부 기자들은 소위 “뻗치기(기자용어: 데스크 명령으로 기약없이 취재원을 기다려야 함. 소스원 일정을 아는 고참, 프로들은 잘 하지 않는다)‘를 잘하지 않는다. 사회부 시절 신참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안의원은 술자리에서 자신이 달라졌다고 지난 정치초년병 시절 기자들을 뻗치기 시킨 점을 사과했다고 한다. 기자들에게 밥사고 술산다고 안철수 신당이 과연 잘될까? 기자는 여기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고생하며 현장에 투입된 각 언론사의 취재기자들이야 추운겨울 밥한끼 얻어먹었다고 그리 큰 문제는 아니지만 능력있는 기자, 프로기자들은 자존심도 있고 취재내용이 과연 따끈따끈 한가?가 중요하지 누구로부터 밥을 잘 얻어먹지 않는다. 그보다 더 고수(高手)들은 얼마든지 다른 경로나 능력으로 또는 쌓인 분석력으로 거의 동물적 감각으로 정보를 얻기도 한다. 그러니 데스크에 앉아 훤히 보고 있지 않겠는가? 물론, 이런 능력들은 신참들 시절 고생이 있어야 가능하다.
야권 제1의 신당을 만든다는 사람이 맨 신참기자들이나 뻗치기를 해야하는 기자들과 같이 논다? 좀 우습지 않는가? 언론과 기자들에게 접근하는 것도 그레이드들이 있다. 이것을 모른다? 신당이 잘 되겠나? 안철수 의원이 자신의 이미지를 변신하느라 별짓을 다하고 무척 노력중이지만 기자가 보는 문제는 역시 정치내공과 준비된 정치역량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들 전체와 기자들을 우습게 보고 마치 자신이 예전 출연했던 TV오락프로 시청자 쯤으로 유치하게 취급한다면 안의원은 큰 오산이다. 지난 휴일 발표했던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신당의 비젼으로 볼 때, 모든 면에서 안의원은 애매모호한 학부생 수준의 기본 틀만 제시했지 전혀 구체성과 대안, 정책전문성, 3년 동안의 노력정도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 정치현안들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는 점들을 안의원은 자신의 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도 깊이 숙고해야 할 것이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