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박지원 탈당고민 중, 새정치연합 분당직전
임내현 의원 탈당
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의원이 23일 탈당했다. 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정권교체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지역과 계층을 아우르는 강력한 야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26년 공직생활을 마치고, 국민들과 광주 시민들, 북구 주민들에게 봉사하는 길로 택했던 정치인생에 처음으로 탈당을 하고자 한다”면서 “2006년 입당한 이래 지방선거 패배, 총선 패배, 대선 패배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결 같이 지지를 보내고 몸담아 왔지만, 이제 더 이상 함께 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탈당을 결심한 배경을 전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선 “저는 제 정치인생을 시작한 사랑하는 당을 떠나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가려 한다”면서 “안철수 신당과 함께 하며 낡은 진보를 청산하고, 중도세력 나아가서 합리적 보수까지 외연을 넓힘으로써 정권교체의 희망의 싹을 틔우겠다”고 전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의원 탈당 선언 기자회견문▼
박근혜 정부의 오만과 불통, 그리고 실정으로 인한 국민의 불만이 극에 달해 국민들은 새로운 대안 세력을 바라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는 3/4분기 말 1160조 원에 이르고 영세 자영업 대출은 236조8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서민과 자영업의 위기는 박근혜정부가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법인세 인하와 같은 부자감세를 지 속하는 등 이미 폐기된 낙수효과에 매달려 대기업, 재벌 위주의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며, 그 결과 30대 재벌이 곳간에 쌓은 사내유보금은 710조에 이르고 있습니다.
사상 초유의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정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에 박근혜 정부는 보육예산인 누리과정 예산을 대폭 삭감했으며, 그리고 노동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근로자들을 쉽게 해고하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노동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불을 붙여 국민 분열을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정권교체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지역과 계층을 아우르는 강력한 야당이 필요합니다.
지역적으로는 호남, 계층적으로는 중도세력만으로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호남과 중도세력을 모두 품지 않고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한 것도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남을 홀대하고 중도층의 지지확보에 소홀히 하는 것은 시대를 외면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26년 공직생활을 마치고, 국민들과 광주 시민들, 북구 주민들에게 봉사하는 길로 택했던 정치인생에 처음으로 탈당을 하고자 합니다. 2006년 입당한 이래 지방선거 패배, 총선 패배, 대선 패배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결 같이 지지를 보내고 몸담아 왔지만, 이제 더 이상 함께 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많은 선거 패배에서도 광주시민들의 선택은 한결 같았습니다. 때로는 따가운 질책과 고언을 주시기도 했지만, 결국 선택은 하나였습니다. 야권이 대선에서 승리했던 2번은 호남의 지지에서 시작했습니다. 호남에서 시작해 영남을 거쳐, 충청과 수도권의 지지를 만들어 냈고, 정권교체와 진보정권 10년을 이루어 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여 사실상 주인이면서도 큰 목소리 한번 내지 않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호남이 어떤 대접을 받고 있습니까?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 대한 90%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는데도 선거 패배 후 몇 년이 지났는데도 진정어린 사과한번 없었습니다.
이러한 행태는 과거 오랫동안 호남은 필요할 때만 이용해먹고 지나고 나면 홀대해오던 수준을 넘어 호남을 무시하는 태도를 노골적으로 보인 것입니다 권리 당원 수 대비 대의원산정 비율의 엄청난 불이익 등 당내 권리행사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고, 각종 선거에서 여당을 지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부여당의 차가운 눈총을 받고 있을 때도 정작 당은 나몰라라 였습니다.
더 이상의 기대도, 더 이상의 희망도 없습니다. 이제 변화를 외치다 지친 호남의 목소리를 받들겠습니다. 호남에서 시작해서 대한민국의 목소리가 되어 대한민국을 바꾸겠습니다. 또한 중도세력의 확보 없이는 정권교체도 불가능합니다. 중도세력을 포함하여 합리적 보수 세력까지 힘을 합친다면 정권교체의 희망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그럼에도 일부의 강경파로 인해 당이 종북세력으로 매도당하기도 했습니다. 안보가 중요한 한반도 정세에서 중도 계층과 합리적 보수를 안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또 일부 급진주의자들의 ‘진보’의 수준을 넘어서서 반기업적으로 보이는 행태들로 인해 ‘좌파’로 매도되면서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한쪽에 치우진 것으로 보이는 편협한 태도는 지양되어야 합니다. 소통부재와 독선, 불공정, 불투명한 의사결정 과정 등 당 운영 방식도 문제입니다. 일부 주류와 비선라인의 의견만이 수용되며 문제를 야기한 경우에도 계파별로 차별적 처리를 한다는 지적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최근 수차례의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대표가 책임지지 않아 당내는 물론 당 밖에서도 비판과 조롱을 받고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비판과 발목잡기를 일삼는다는 비판의 소지를 제공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호남정치의 복원과 중도세력의 지지확보를 통해 총선과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여 국민들의 목소리에 부응해야할 때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정치인생을 시작한 사랑하는 당을 떠나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가려 합니다. 안철수 신당과 함께 하며 낡은 진보를 청산하고, 중도세력 나아가서 합리적 보수까지 외연을 넓힘으로써 정권교체의 희망의 싹을 틔우겠습니다. 새로운 시작에 함께 하는 분들이 적을지 모르지만, 신당의 비전과 진정성이 알려지면 국민들의 지지가 급속히 오를 것으로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혁신과 화합으로 합리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 있는 정당을 만드는데 적극 참여하겠습니다. 국민의 요구에 적시 응답하는 소통의 정치, 막말과 오기가 아닌 타협과 화합의 정치,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치를 하겠습니다.
타계파 배제와 지역분열이 아니라 상생과 화합으로 국민통합에 앞장서는 정당이 되겠습니다.무엇보다 정치의 중심에 국민들의 삶을 놓겠습니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확대, 노인 빈곤, 양극화라는 경제 파탄 상태를 경제성장과 경제민주화의 조화로운 실현으로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안정적이고 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부자감세 철회 등 조세개혁으로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복지를 강화하겠습니다. 자랑스럽게 성취한 민주화의 역사를 되돌리려는 시도를 단호하게 막아내겠습니다. 그간 대폭 후퇴된 남북 교류 협력을 회복, 강화함으로써 번영하는 통일한국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원하시는 능력 있고 책임지는 정당을 만들어 총선 승리를 통해 정권교체로 한 걸음 나아가겠습니다.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길에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5.12.23. 국회의원 임 내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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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의 좌장격인 김한길 전 대표와 박지원 의원의 고민과 움직임도 심상찮다. 당내 인사들의 탈당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이들마저 탈당대열에 합류할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은 사실상 분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대표가 이같은 환경에 크게 흔들림없이 선거대책위원회를 조기에 구성키로 하는 등 정면돌파에 나서고 있어 분당 국면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3일 야권에서는 김한길 의원과 박지원 의원이 탈당 쪽으로 무게를 싣고 신당을 원내교섭단체로 만들기 위해 현역의원 20명을 채우기 위한 설득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한길 의원 측은 이날 "김 전 대표가 아직 고심의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며 "문재인 대표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사실상 문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의 결단을 하지 않을 경우 탈당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박지원 의원 역시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신당들끼리 통합형태가 됐을 때 결단을 내릴 것인가"라는 질문에 "선제적으로 나가서 그러한(신당 세력을 통합하는) 운동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자신의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민심이 원하고 있다고 하면 제가 어디에 서 있을지는 예측 불허고, 저도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 탈당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다.
그는 김한길 의원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 "김 의원과 대화를 하면서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느꼈다"며 "김 의원도 어떻게 해서든 함께 그런 일을 해보자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서는 "안철수 의원께서 새정치를 구현하면서 '기소만 되도 안 된다'고 했지만 저에게 연락해온 것도 있고…"라며 개인적으로 연락이 왔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한길 의원과 박 의원의 탈당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는 것은 이들이 각각 '김한길계'와 '박지원계'라는 다수 의원들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김한길계로는 호남 지역의 주승용·김관영 의원, 수도권의 이종걸 원내대표·최재천·노웅래·민병두 문병호 정성호 의원, 충청권의 변재일 의원 등이 활동하고 있고, 박지원계로는 호남의 김영록·이윤석·김영록·박혜자 의원, 수도권의 김민기 의원 등 10명 가량이 거론된다. 때문에 김한길 의원과 박지원 의원이 함께 탈당을 결정할 경우 당은 사실상 분당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표는 정면돌파에 나섰다. 선거대책위원회를 조기에 구성하고, 인재영입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문 대표는 특히 호남지역에 참신하고 유능한 사람들을 대안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탈당은 대의가 아니다"라며 "분열이 승리의 길이 아니라 필패의 길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정치를 시작한 이래 정치는 대의와 명분이라는 믿음을 단 한 번도 놓은 적이 없다"며 "지금 이 시기의 대의는 총선승리를 위해 우리 당이 새로워지고 단합하고 야권이 하나로 힘을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특히 "엊그제까지 개혁의 대상이던 사람들이 개혁 주체인양 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며 야권 분열상황에 대한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그는 호남에 대해서도 "저와 우리 당에 시간을 달라"며 "호남정치개혁을 위해 참신하고 유능한 사람들을 대안으로 내놓고, 당당히 선택받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의 단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혁신과 단합의 기조로 선대위를 조기 출범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에 공감한다"며 "새롭고 유능한 외부인재를 삼고초려하는 일에도 더 박차를 가하고 그 성과를 차근차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총선은 시간이 지날수록 결국 여야 1대 1구도가 될 것"이라며 "박근혜 유신독재정권 대 반독재 야권세력의 선명한 대결구도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갈수록 그의 목소리는 빛을 바래가고 있다. 이유는 그 자신에게 있기 때문이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