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는 다가오는데?
<기자수첩, 권맑은샘 기자>
예수께서 탄생하신 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기독교 아니 온 인류가 기쁜 날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도심의 거리에서 백화점과 상점들은 너도나도 크리스마스 특수를 누리기 위해 트리로 장식되고 손님들을 유혹하지만 시민들의 체감경기는 꽁꽁 얼어붙었는지 거리를 오가는 표정들이 어둡다. 맹추위에 구세군의 자선남비가 딸랑거리지만 매우 쓸쓸하다. 예수탄생의 날은 이미 오래전 로마교회가 제정한 12월 25일이 아니라는 학설이 굳어진지 오래다. 그러나 하얀 눈이 내리고 크리스마스 이브날 연인이나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에게 선물을 하고 맛있는 음식들과 함께 훈훈한 사랑의 마음을 나누고 싶은 정을 누구나 버리고 싶지는 않다.
예수 오신 날이 12월 25일이든 아니든 하여튼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는 축복의 날이다. 그러나 올해는 경제사정이 여의치 않고 경기가 바닥이어서 그런지 정계는 이를 아랑곳 하지도 않고 야권분열에 총선준비로 이를 돌아볼 틈도 없어 보인다. 소위 사회 지도자라는 자들은 누가 어디로 출마한다. 누가 언제 탈당한다는 둥 서민들과 국민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자신들 자리들만을 위한 추잡한 기사들 뿐이다. 각 언론사의 사회란도 인간으로써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엽기적 사건사고들만 난무하고 있다. 개인적인 삶의 질, 행복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이맘때쯤 누군가 우리사회의 약자들, 어려운 이웃들을 도운다는 훈훈한 기사들이 있어야 하는데 올해는 그런 기사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사회에는 사회적 약자들도 많다. 외로운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한국사회에 적응하기도 힘든 외국인 노동자들, 탈북자들, 다문화 가정, 등등 “나눔의 사랑은 인간 최고의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말은 진실이다. ”어렵고 힘든 타인을 돕는 일은 자랑하지 마라, 오른 손이 하는 일은 왼손이 모르게 하라“지만 오죽하면 본사가 나선 불우이웃, 노인봉사를 기사로 개제할 정도인가? ”그래도 이 어려운 와중에도 그런 고귀하고 숨은 손길들은 있겠지“ 하면서 기자도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독자들과 새기며 설레여 본다.
“산타클로스의 진실, 우리 아이는?”
산타클로스의 실체를 파악하는 시기는 아이마다 다르다고 한국일보는 보도했다. "어떤 아이는 다섯 살에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아홉 살이 되도록 철석같이 산타의 존재를 믿는다. 아이마다 성장단계가 다르고 가정환경, 사회생활의 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산타가 허구임을 알아차리는 나이는 2015년 현재 평균 7.25세로 부모 세대의 8.71세보다 약 1.5세 가량 낮아졌다. 구글과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인터넷 때문이다. 인터넷 검열반대 단체 하이드마이애스에 따르면, 구글 서비스가 본격화한 1997년 이 나이는 8.05세로 어려졌고, 페이스북이 일반에 공개된 2005년에는 7.71세로 또 한번 낮아졌다. 아이들은 대체로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 본인이 원하는 선물을 추천하는 광고를 보며 산타가 아닌 부모가 검색을 통해 선물을 준 것임을 알아챘다.
많은 부모들이 산타의 존재를 회의하는 아이들에게 “산타 할아버지는 믿는 아이에게만 선물을 주신대”라는 말로 신앙을 강요하지만(아이도 곧잘 “믿습니다!”를 외친다), 때가 되면 아이도 진실과 직면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이실직고 해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이다. 판별기준은 아이가 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가 여부다. “엄마, 산타가 없다는 게 사실이에요?”라고 물었을 때, 아이가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간파해야 한다. “어떻게 알았어? 우리 아들 다 컸네”라고 말하는 순간 아이가 “으앙”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수도 있다. 아이는 아직 동심의 세계에서 축출될 준비가 돼 있지 않았고, 아이가 듣고 싶었던 말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산타 할아버지는 진짜로 계셔”였던 것이다.
미국 라이프 매뉴얼 사이트 ‘위키하우’에 따르면, 부모는 일단 아이의 의심이 무엇에서 촉발됐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비판적 사고의 결과라면 논리적 사유를 칭찬해준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준비가 돼 있는지 여부는 별개다. 이때 유용한 질문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다. 아이가 학교 친구들의 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믿고 있다고 말한다면, 아직 준비가 안 된 것이다. 진실을 알려줘야 하는 때가 왔다는 판단을 내렸다면, 예스나 노를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기보다는 산타클로스의 유래를 설명해주는 중간단계를 설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 니콜라우스라는 실존 성인이 어떻게 산타 할아버지로 추앙받게 되었으며, 사람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선행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려줌으로써 마법과 순수의 세계에서 쫓겨나는 낙담의 과정에 완충장치를 마련해 두는 것이다. 더불어 선행의 의미와 가치도 가르치는 교육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아이가 진실을 알아버렸다면, 일단 부모는 그동안 아이를 속여온 것에 대해 사과하는 동시에 그것이 크리스마스의 기적과 어린 시절의 추억을 심어주기 위한 사랑에서 비롯된 행동임을 잘 설명한다. 그리고 아직 산타클로스를 믿고 있는 친구나 동생들을 놀려서는 안 되며 그들의 감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가르쳐준다. 아이가 더 이상 산타의 존재를 믿지 않게 되는 순간은 부모에게도 육아의 한 챕터가 넘어가는 아쉽고 슬픈 순간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지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아이를 잘 키워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화이트크리스마스가 되어 사람들이 하얀 눈의 순결한 마음과 동심을 찾았으면 한다. 본지는 독자들께서 애인, 가족, 친지, 친구들과 행복하고 멋진 크리스마스를 보내시기 바란다. 하지만 추운 겨울밤 크건 작으막 하건 당신이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을 직접 사랑의 손길로 어루만지는 사랑을 체험해 과연 인간의 가장 소중하고 행복한 사랑이 무엇인지 느껴보시는 일도, 그런 일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도 2015년 마지막의 날들에서 대한민국에 애국하는 소중한 일 아닐까?
"독자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 스포츠닷컴 편집부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