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버림받는 이등병으로 전락하나?
<휴일 기자수첩>
회사나 어떤 조직들도 리더가 가장 중요하다. 하물며 그런데 정치조직은 어떤가? 앞의 모든 조직원리가 다 숨어있고 심지어 국가의 법의 지배가 가장 심각하게 숨어있으면서도 그 법이라는 소프트웨어 마저 만들고 조정하는 조직이다. 의회를 구성하는 정당조직의 중요성 두말해야 무엇하랴?
선거때마다 정치권에는 내외국 각각의 선거사례들의 분석들이 난무한다. 이번 4,29재보선도 연 이틀째 각 정치평론가들의 설왕설래가 난무하고 하나같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질 수 없는 패배에 매를 들고 있으며 그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하다. 문재인 대표의 책임은 피할수 없다. 각부융합 기사나 특집기사를 쓰는 기자도 한마디 하려한다.
각종 정치여론 통계, 첨단 통계, 정치전략적 분석도 중요하지만 좀 독자들을 위해 알기쉽고 통째로 설명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번 4,29선거에 임한 각당 수뇌부를 손자병법을 비롯한 병법서들을 융합 그 엑기스를 뽑아 대표의 리더쉽면을 보아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것이 장수에 관한 기자의 <명장(名將)론>이다.
리더 즉, 장군은 자고로 담대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필마단기(匹馬單騎)로 적진에 들어가 적군의 사기를 누를 수 있는 용맹스런 장수이어야 아군의 기세를 드높여 승전의 고삐를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 장수가 바로 용장(勇將)이다. 그런데 그러한 용장(勇將)을 누를 수 있는 자가 지장(智將)이다. 제 아무리 용맹스러워도 머리 좋은 상대에겐 못 당한다. 적의 통로를 미리 알고 숨어 있다가 내리치면 제 무슨 수로 당할 수 있단 말인가?
한데, 이러한 지장을 넘어뜨리는 상수(上手)가 있으니 그가 바로 덕장(德將)이다. 덕장은 수하 장병들을 매일 고된 훈련도 안 시키고 잘 먹여 기른다. 필요할때는 강한 훈련을 하지만 쉴때는 확실히 쉰다. 그리고 리더는 부하들 아끼기가 제자식들 같다. 그래서 장병들은 막사를 제집보다 더 좋아한다. 이러한 소문이 적진에 스며들게 되면 전쟁은 끝이다. 굶주린 적의 병사들이 스스로 병기를 내던지고 투항해 오기 때문이다.
술집에서 몇 사람이 모여 이러한 싸움 얘기를 떠벌이고 있는데, 옆 자리에서 혼자 술을 홀짝이고 있던 백발의 노인 한분이 끼어들며 하는 소리, “허허,,,용장, 지장, 덕장?--뭐니 뭐니 해도 복장이 제일이지!” 한다. “복장? 병법서에는 없는 용어다. 복장이라니요?” 하고 묻자, 그 노인 이르기를 “복을 타고난 장수, 복장(福將) 말일세! 그 복장(福將)보다 한수 위 마지막이 천장(天將)일세! ” 즉, 하늘의 운을 타고 나지 않고서는 뜻대로 안 된다는 말씀이다.
기자는 무릎이 탁 쳐지는 한마디였다. 머릿속에 “복장(福將)은 리더와 부하들이 아예 한몸처럼 움직이고 (바로 몽골 기병들처럼) 천장(天將)은 리더의 생각이 바로 하늘의 뜻과 통하며 이미 한몸이 된 수하들을 통해 이루어진다(인간세상에서 이루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하늘의 운과 복은 용장때부터 자신이 만들고 찾아가야 한다.
1990년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걸프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미국민들은 사담 후세인을 몰아낸 ‘걸프 전쟁’의 진정한 영웅으로 부시 대통령을 꼽았다. 재선은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였다. 그렇지만 1992년 미국 대선 승리는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차지였다. 선거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은 '정치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이기고 선거에서는 클린턴 후보가 이겼다'고 분석했다.
선거 초반 아칸소 주지사에 불과했던 클린턴 후보는 유권자들을 사로잡지 못했다. 그러나 무엇이 선거의 가장 큰 변수인지 알아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경기 침체였고 클린턴의 메시지는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로 단순화되었다. 클린턴 옆에는 시대를 읽을 줄 아는 딕 모리스라는 특급 참모가 있었다.
선거에서 이기는 방법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정치를 잘 하는 것과 선거에는 이기는 것은 때로는 다른 일이다. 부시 대통령은 걸프 전쟁에서 사담 후세인을 이겼지만 가장 중요한 재선 전쟁에서는 클린턴에게 패했다. 재보궐 선거는 글자 그대로 선거다. 정치 이슈나 정책 이슈만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다. 공무원연금 개혁이나 노동 구조 개혁에서 더 좋은 안을 가지고 경쟁하는 것과 선거에서 이기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천양지차(天壤之差)이다.
정책은 그 정당이 국민(소비자)에게 내놓을 상품이고 국민은 ‘맞춤상품 요구’를 정당을 통해 의회로 요구하고 정당은 또 의회정치의 결과물을 시행하게 만든다. 그리고 심판 받는다. 즉 궁극적으로 상품의 공급과 수요, 기업(정당)의 흥망을 결정하는 것은 국민이지만 정치행위 주체는 정치권이고 정당일 수 밖에 없다. 선거는 상품만으로 심판받는 것이 아니다. 그상품을 만드는 기업의 주가, 조직 모든 기업경영요소들을 분석한 컨설턴트까지 심판받는다.
그러므로 선거는 사실상 선거당시의 정책들 만으로 절대 결정되지 않고 그동안의 여러 정책들, 정치행위들 마저 심판받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대표와 그 수뇌부들은 그 점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아마추어였다. 정책들을 만드는 정당, 즉 자기조직 구성의 문제와 조직특성도 모르는 무뇌아들이었다. 한마디로 병법에서 가장 중요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인데 적을 알기는커녕, 자신도 몰랐던 것”이다. 그것은 안철수도 마찬가지였다.
문재인이 패한 요인들은 재보선 승리전략코드 관점에서 볼 때 대체로 4가지 이유가 두드러진다. 우선 야권표 분산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2030세대의 투표율, 자체 선거전략부재, 새누리당의 선제적 조치, 를패인으로 꼽을 수 있다.
가장 큰 패인(敗因)은 역시 야권표 분산이다. 이번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 야권표 결집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동영 전 통일장관과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 탈당하여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 서울 관악을 선거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1 대1 대결 구도가 되었다. 개표 결과 50%이상을 얻은 후보가 당선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집안 식구끼리의 대결이 된 서울 관악을은 40%를 조금 넘기고서도 당선되었다.
장수가 병사들을 수족처럼 부리기 위해서는 교만해서도 안 되고, 인색해서도 안 된다. 명장(名將)론의 기본중의 기본이다. 문재인은 "교만" "인색" 모두 다 갖추고 전투에 임했다. 그것이 바로 독선주의, 독불장군이었다. 야권표 분산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친노패권주의" 즉 자신이 박대통령을 향해 늘 내뱉던 "불통" 아니던가?
야권표 분산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보다 더 큰 치명상을 새정치민주연합에 안겼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 지지 성향이 강한 2030세대의 전체적인 투표량이 적은 상황에서 이를 2분지계, 3분지계하는 표 분산은 선거 판세에 결정적이다. 선거일 전의 여론조사 결과를 면밀하게 분석해 보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일부 지지층들은 정동영 후보를 지속적으로 지지한다. 개인적인 선호도 있을 수 있고 동향이라는 출신지 요인일 수도 있고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이지만 정작 친노후보에 대한 식상함, 내팽겨쳐진 분노였다.
2030세대의 낮은 투표율
다음으로는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도 원인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국회의원 재보궐 4곳의 평균 투표율이 36.0%로 지난해 7.30 재보궐 선거의 32.9%에 비해 높았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유권자 10명 중 3.6명이 투표한 것을 두고 높았다고 평가하는 것은 무엇을 기준으로 한 것인가? 지난 18대 대통령선거의 투표율은 75.8%였다. 2030세대의 투표율이 70% 가까이 육박했다.
이런 투표율을 높은 투표율이라고 칭하는 것이다. 36%의 투표율은 전통적 지지 기반인 2030세대의 투표율을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지난 대선 이후 이념적으로 양극화된 한국 사회에서 세대 투표 및 집단 투표 경향은 강해졌다. 36% 정도의 투표율이라면 평균적으로 2030세대는 실제로 투표한 유권자들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도 미치지 못한다.
새정치연합의 자체 선거전략 부재
선거 전략의 부재 역시 참패에 한몫했다. 이번 선거는 재보궐선거였다. 고작 4곳에서 치러지는 미니 선거였다. 후보자의 경쟁력이 매우 중요하고 지역의 환경에 맞게 선거 전략은 정교해야 했다. 지역 유권자들이 가장 목말라하는 지역 공약은 경기 활성화다. 천정배 후보가 광주 서구을 당선을 이끌어낼수 있었던 것도 수년 간 저개발된 화정, 풍암의 제3선거구를 집중 공략한 덕택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 초반 지역 유권자들에게 다가서는 ‘국민 지갑’이라는 차별적인 슬로건을 선택했다. 당장 유권자들에게 전달되지는 않았지만 박근혜정부의 원활하지 못한 국정운영에 경종을 울리는 효과가 있었다.
게다가 4월은 ‘세월호 1주기’가 되는 시기다. 수도권 3곳에서 실시되는 이번 재보선에서 2030세대들은 세월호 참사의 정부 대응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공식 선거 운동(4월16일 시작)에 들어가기 직전 터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사망과 리스트 파문에 모든 것이 묻히고 말았다. 정책 선거를 지향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의 선거 전략은 ‘박근혜정부 심판’으로 전격 선회했다. 가장 큰 실패의 요인이다. 즉, 전략이 "오락가락 갈팡질팡 한 것"이다.
이것은 아무리 훈련이 잘된 병사들, 좋은 무기들을 가지고 있다해도 오합지졸보다 못한 군대로 장수자신이 전투를 망치는 결과를 가져온다. 즉 조총을 주어도 쓸줄을 모르는 것이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지혜를 주면 뭐하나? 하늘이 성완종 사태라는 기회를 주면 뭐하나? 기껏 '두번째 특사'라는 '비격진천뢰'에 전략이 갈팡질팡 쓸줄을 몰라 묵사발이 나 버렸다.
선거가 진행되는 시점에 상대방 적진도 상황이 좋지 못했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는 실제로 좋지 않은 것이었다. 긍정 평가는 30%대 중반에 머물렀고 부정 평가는 60%에 육박했다. 새누리당 지지율 역시 흔들렸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30%대 후반 지지율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문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이었다. 정당의 지지율은 일종의 기초체력이다.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보다는 높았다.
박근혜정부 심판 전략이 효과적으로 먹힐려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이 우위에 있어야 했다. 오히려 지역 선거인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인 2030세대는 청년 일자리, 보육 지원, 주거 안정을 더 원하지 않았을까? 2030세대들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해 내뿜는 불만은 ‘정쟁적 이슈’인 성완종 리스트 파문보다는 눈 앞에 놓인 문제 해결인 것이다. 우리 정당을 지지할, 우리 후보에게 투표할 유권자들이 원하는 지역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지 못했다.
새누리당의 선제적 조치와 대응
새누리당의 선제적 조치와 대응은 문재인 대표가 이끄는 새정치민주연합 패배의 또다른 빌미가 되었다. 선거는 혼자만의 게임이 아니라 상대방이 있는 전쟁이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 발생 이후 새누리당이 취한 조치는 5월 3일(한국 시각) 파퀴아오와 세기의 대결을 앞둔 메이웨더의 카운터블로(상대방의 공격을 역이용하는 기술)를 보는 듯했다. 재보선 4곳 중에서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였던 곳은 인천 서·강화을 한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전체적으로 불리한 선거 구도로 이해하고 재보궐 승리 전략 코드에 충실했다.
재보궐 선거의 특성상 투표율은 낮고 유권자들의 관심은 싸늘하다. 이를 타개하는 효과적인 전략은 광역단체장급(또는 국회의원 경력)의 높은 인지도를 가진 후보를 공천하는 것이다. 한편 지역 선거인 점을 고려하여 철저하게 지역의 민원과 공약 요청 사항에 충실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인천 서·강화을에 광역단체장이었던 안상수 전 시장을 공천했다. 서울 관악을에는 그 지역 선거에 이미 출마한 적이 있는 후보를, 성남 중원에는 그 지역 국회의원을 두 차례나 역임한 후보를 내세웠다. 문재인은 "용병술"에서도 졌다. 자신도 모르는 장수가 어찌 '용병술'을 제대로 알겠는가?
특히 경기 성남 중원의 신상진 후보는 17대 국회에서 재보선을 경험하고 당선된 인물이었다. '새줌마'(새누리당 아줌마)라는 선거 슬로건은 새누리당에 비판적인 2030 여성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전략이었다. 얼마만큼 성공했는지는 알 수 없어도 하지 않는 것보단 더 좋은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보다 더 결정적인 선제적 조치는 총리 사퇴를 요구하고 대통령의 사과를 요청한 일이다.
김무성 대표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선거에 연결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대통령이 순방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완구 전 총리는 사퇴했다. 박 대통령은 순방 피로로 좋지 못한 건강에도 유감 표명을 서둘러 대독시켰다. 박 대통령의 국정 메시지와 관련 선거에 대한 영향을 논하지만 재보궐 선거의 유권자 특성을 감안하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긴 힘들다.
그렇지만 새누리당은 선거와 관련된 사소한 부정적 이슈도 차단시켰다. 손자병법에서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고 했다. 재보선의 승리 전략 코드를 야당이 아닌 새누리당이 역으로 구사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에서 이기는 승리 전략 코드가 없었던 것일까, 있는데 굳이 사용하지 않았던 것일까. 있어도 알아도 친노비선들이 싫었던 것이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아버지 부시)은 사담 후세인과의 전쟁에서는 승리했지만 아칸소의 풋내기 빌 클린턴과 겨룬 1992년 대선 전쟁에서는 실패했다. 선거는 선거로 이해해야 한다. 선거의 귀재 딕 모리스의 도움을 받아 선거 승리에 초점을 맞춘 클린턴과 달리 전쟁 승리에 도취되어 ‘걸프 전쟁’ 승리가 모든 것을 만들어주리라는 부시의 생각이 패착의 시작이었다. 문재인도 '성완종 사태'로 승리가 올것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그것도 패착의 요인중 하나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 관련 더 결정적인 것은 선거에 있어서 일방적으로 유불리가 작동하지 않은 점이다. 오히려 여야를 막론하고, 현 정부와 전 정부를 가리지 않고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는 점에 방점이 찍혔다. 문 대표는 ‘정권 심판’을 외쳤지만 국민들은 정치권 전반의 ‘근본적 개혁’으로 이해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여당 정치인들이 성완종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이 사실일 것이라는 의견이 84%로 압도적이었다. 한편 성 전 회장이 야당 정치인들에게도 금품을 제공했을 것으로 보는 응답 역시 82%로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결정적인 것은 새누리당 지지층과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에서 여당과 야당 정치인들이 금품을 수수하고 제공받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각각 78%로 일치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특정 정치 세력을 겨냥하고 있지 않았다. 특히 성 전 회장의 2005년과 2007년 두 차례의 특별사면이 노무현정부에서 단행된 것으로 알려지며 여론은 급반전했다. 성완종 리스트의 칼끝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모두를 향해 있었다.
용장(勇將), 지장(智將), 덕장(德將), 복장(福將), 천장(天將)
정치권의 각당에는 초선이 아니라 3,4선 이상의 고수들이 무척 많다. 안철수와 문재인이 이제 4성장군에서 이등병으로 하루아침에 전락한 것은 하나같이 교만한 자기착각들 때문이다. 지난 대선 당시에는 소위 “야권연합”으로 이등병들이 지휘봉을 잡으나 영관급이나 장군이 지휘봉을 잡아도 상관없을 듯 보인다. 왜? 대선은 엄청난 연합조직이 떠받들기 때문이고 그것은 아무리 정상적인 사람도 권력의 마약이 마취시킨다. 그러나 재보선은 다르다. 큰 선거도 아니고 지역 미니 선거이기에 철저히 자기실력과 정치비젼이 중요하다. 앞으로는 점점더 국민정치의식과 수준도 높아져 큰 선거도 재보선과 마찬가지로 절충해 가면서 발전해 갈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인데 적을 알기는커녕, 자신도 몰랐던 것” 이것은 전에도 그렇지만 장군의 마스크에 가려져 있던 이등병, 졸장 문재인의 민낯을 그대로 들어냈다. 얼마나 무능력했으면 ‘성완종 사태’로 진정 질래야 질수 없는 선거를 참패해야 할까? 입이 열이라도 할말이 없는 것이다. 문재인은 필마단기로 적진에 뛰어들 용기가 있는 장군, 장수들 중에서 가장 하수(下手)인 용장(勇將)수준에도 못미쳤다. 그나마 장군은 계속 하고싶어 “국민에게 죄송하게 졌지만 박근혜 실세들과 계속 싸우겠다”며 용장(勇將) 흉내만 찍찍내며 부하들에게마저 꼴불견의 소리를 듣고 있다.
용장(勇將)을 이기는 지장(智將)은 오히려 천정배 의원 이었고 상대방의 정치신인 오신환 의원이었다. 야권의 분열,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 내의 내분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장수들, 편협하고 치졸한 공천문재를 극복하지 못하는 옹졸 친노들을 가지고 놀수 있다. 동교동계에 구애를 하는 것은 오랜 민주당 텃밭의 전통 조직을 다가지고 오는 것이며 가지고 오지 못하지만 구애만 잘해도 이미 지역에서는 점수따고 드는 일이다. 문재인과 안철수가 아무리 구애를 해도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이미 호남민심은 오래전부터 공천독점을 하고있는 친노를 버렸었다. 게다가 비노도 마찬가지다. 새누리의 비박 친박 문제는 성완종 사태로 오히려 단합하는데 문재인의 부대는 전투부대가 아군을 적보다 더한 적으로 취급한다? 전투 하나마나 아니겠는가?
또 문재인의 적인 오신환 후보도 이를 아주 잘 활용했다. 솔직히 이름을 듣도보도 못한 오후보 정치신인이다. 대선후보였던 문재인과 브랜드면에서 게임이나 되는가? 하지만 전투중에 아군이 분열해있다? 죽고 사는 전투지에서 계급은 아무 소용이 없다. 오로지 실력만이 들어나는 장소다. 하루아침에 오후보는 장군이 되었고 문재인은 이등병이 되어 버렸다.
아직 복장, 천장은 아니지만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는 그야말로 덕장(德將)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비박,친박 당내에서 치고 받는 골치아픈 상태에 더하여 그야말로 내부대가 무너지는 ‘성완종 사태’마저 터졌다. 이런 하늘이 내린 벌은 용장(勇將),지장(智將)수준으로 극복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피할 수 없는 적과의 4곳의 전투마저 맞닥트렸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대포가 아니라 고함만 질러대도 무너질 판이다. 하지만 그는 재빨리 덕장(德將)의 의연하고 진실 겸허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대통령과 독대로 관계설정 뿐만 아니라 위기를 자기조직 단합의 소재로 씀과 동시에 기회로 만드는 부대 전열정비 마저 해내었다.
한마디로 “돌격 앞으로”가 아니라 부하들에게 “나를 따르라”며 눈코뜰새 없이 전장을 누비고 다녔다. 체면도 지위도 계급도 없다. 새줌마 앞치마 두르고 병사들과 함께 춤도 추며 싸움에 임한 것이다. 덕장답게 상대의 아픈 곳도 찌르지 않는다. 그러나 기동성 하나 끝내주며 장수와 병사가 한몸되어 싸우는 첨단 몽골기병이다. 지역마다 지역경제 맞춤이슈 정공법으로 싸운다. 이를 가볍게 여긴 적들은 적이 아니라 아군과의 내분에 빠져 스스로 무너져 버린 것이다.
승리하고도 김대표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은 겸손했다. 왜? 김대표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의원들에게는 앞으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복장(福將)과 천장(天將)이 되는 길들이 남아있기 때문인데 그 길은 당내계파 갈등이 아니라 대통령도 언급한 부정부패, 온갖 정치, 경제, 사회적 적폐들을 걷어내고 국가를 대개조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복장(福將)과 천장(天將)은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다. 썩은 제살을 도려내야 하는 고통을 겪어야 할 것 같다. 즉 인간군상의 마지막 단계 덕장(德將)으로도 되는 일이 아니며 “제살을 눈물로 도려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하늘은 그다음 국민에게 진실하고 겸손한 장수들에게 새로 업그레이드된 새살을 또 주실 것이다.
"마늘과 쑥을 동굴에서 먹었다고 입술로 사기친다고 될 일이던가?" 문재인은 복장(腹腸)과 복장(福將)을 구분 못하는 졸장(拙將)이신가? DJ나 노무현 전대통령이 하늘에서 문재인을 본다면 진짜 복장터질 일이겠다 !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