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유’가 아니라는 홍준표, 열받은 윤씨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24일 ‘측근이 돈 전달자 윤모씨를 만나 회유를 시도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진상을 알아보기 위해서 만났을 수가 있다. 그러나 회유 운운하는 건 좀 과하다”고 부인했다. 홍 지사는 이날 출근하면서 기자들에게 “윤씨하고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이 내 주변에도 좀 있다. 그 의원님(서청원) 밑에서 같이 참모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제 주변에 많다. 그 사람들 중 일부가 걱정되니까 진상을 알아보려고 만났을 수가 있다”면서 “나를 걱정하는 차원에서 진상을 알아보려 한 것을 회유라고 하는 것은 과하다”고 말했다. 측근인 기관장이 윤씨와 통화를 하거나 만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았느냐는 질문에 홍 지사는 “몰랐다”면서 “지난 15일 도청에서 (기관장을) 만난 자리에서 ‘(윤씨와) 전화통화를 했다’는 말을 들었고 ‘엄중한 시점이기 때문에 오해를 살 수 있으니까 통화하지 마라’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홍 지사 측근으로 현재 경남도 산하 기관장인 A씨는 “윤씨는 20년 넘게 잘 알고 지내 온 사람이라 전화를 한 것이지 회유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A씨는 한 언론에 “지난 12일 저녁에 윤씨와 통화를 해 ‘(성완종한테서) 너한테 돈 온 것 자체를 부인하기는 힘들었던 모양이지’라고 했더니 윤씨가 ‘그거는 안 되죠’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너한테 온 게 문제가 되는데 그럼 경선 살림에 보탰다고 하면 안 되나’ 했더니 ‘그게 말이 돼요’라며 짜증스런 투로 말을 해 성완종 관련 이야기는 더이상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홍 지사의 지시를 받거나 한 것은 전혀 없었다. 나한테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서 지사를 모시고 있는 입장에서 열중쉬어 하고 있을 수 없었다”면서 “윤씨와 홍 지사 두 사람 모두 안 다쳤으면 좋겠다는 순수한 생각에서 전화를 한 것이지 회유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A씨는 1998~2004년 서청원 전 한나라당대표 보좌관을 지냈고, 홍 지사가 국회의원이던 2006~2007년에는 홍 지사 보좌관을 지냈다.
열받은 윤씨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전달한 인물로 알려진 윤모(52·전 경남기업 부사장)씨가 홍 지사의 ‘배달사고’ 취지의 언급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병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해 있는 윤씨는 일체의 언론 접촉을 거부하고 있다. 그와 오랜 친분을 갖고 있는 지역언론사 관계자 A씨는 24일 한 언론에 “홍 지사가 배달사고 얘기를 흘린 데 분노한 윤 전 부사장이 지난 17일 우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와 ‘무슨 배달사고냐.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다’라고 격분해서 말했다”고 전했다. 자신이 돈을 홍 지사에게 전달했음을 강하게 확인한 셈이다.
앞서 윤씨는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 지사의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직접 1억원이 든 쇼핑백을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홍 지사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 누가 도와주겠다고 하면 지역에서 알아서 하도록 한다. 나는 받지 않았다”며 배달사고 가능성을 주장한 바 있다. 윤씨는 “(홍 지사 쪽에서 배달사고 이야기를 흘린 데 대해) 매우 불쾌하다. 내가 중간 전달자라면 배달을 했을 것이고, 배달이 안 됐다면 아예 (전달 자체가) 없는 거지 내가 마치 돈을 받아서 배달 안 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어 “윤 전 부사장은 돈이라면 아쉬울 게 없는 사람인데 배달사고를 낼 리가 없다”고도 했다. 이어 “윤 전 부사장이 검찰에서 사실대로 다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면서 “투병 중인 것은 맞지만 검찰 조사를 못 받을 정도의 상황은 아닌 것 같았다”고 전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