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경찰단, 국내산 둔갑 수입 수산물 도내 대량 불법유통 적발
- 수입 활어 약 35톤 유통이력신고 조작, 위장 불법유통업체 10명 적발 -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단장 고창경)은 일본산 참돔 등 수입 수산물을 은밀하게 국내산으로 둔갑시킨 후 도내 도․소매업체로 불법 유통한 수산물 유통업자 10명을 「원산지표시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적발했다.
자치경찰단은 입수한 첩보에 따라 경남 소재 수산물 활어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펼쳤으며, 7만 여 장에 이르는 증거자료 포렌식 분석, 유통업체 대표 등 관련자 조사를 실시했다.
수입 수산물의 정상적인 유통경로는 해양수산부의 「수입물품 유통이력 관리에 관한 고시」에 따라 최종 소매업체를 제외한 유통단계(수입→도매→도매→소매)마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 유통이력을 신고해야 한다.
일본·중국산 수산물 전문 유통업체(경남 통영시) 대표 A씨(남, 41세)는 가족들과 함께 3개의 도․소매업체를 설립․운영하면서 이 중 어느 한 업체를 소매업체로 신고하고 납품하면 유통이력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교묘하게 악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4~8월 국내 해수면 수온 상승으로 국내산 활어의 품질이 떨어져 도내 유통업체의 공급 요청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자 “남해안에서 양식하는 국내산 활어도 일본산처럼 때깔이 곱고 육질도 비슷하다”면서 ‘20년 12월 중순부터 ‘21년 10월말까지 수입산 활어 총 1만 6,815kg(판매가 2억 2,000여만 원) 상당을 국내산으로 속여 도내 수산물 도․소매 피해업체 40곳에 유통․판매했다.
또한, A씨는 “국내산 가격으로 맞춰 주면서 국내산으로 팔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해 주겠다. 단속시기에는 일본산 활어와 비슷한 국내 양식장에서 납품받은 활어라고 얘기하면 된다”면서 도내 수산물 유통업체 10명과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산과 일본산 활어 총 1만 8,100kg(판매가 3억여 원) 상당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도내 수산물 도․소매 피해업체 74곳에 유통․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내 유통업자 B씨(남, 47세)는 ‘21년 3월말부터 같은 해 4월말까지 A씨가 수산물품질관리원에 유통이력 신고하고 납품한 일본산 참돔 567kg(판매가 800여만 원) 상당을 국내산인 것처럼 위장해 도내 수산물 도․소매 피해업체 14곳에 유통․판매했다.
최종 수사 결과, 수입산 활어 총 3만 5,482kg(판매가 5억 2,800여만 원) 상당이 도내 수산물 도․소매 피해업체 117곳(11개소 중복)에서 국내산으로 위장돼 버젓이 불법 유통․판매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례는 2020년 일본에서 도쿄올림픽 특수를 노려 참돔 등 양식 수산물의 생산량을 대폭 늘렸으나 개최 연기와 무관중 경기 진행으로 과잉 생산된 일본산 참돔 등을 국내업체가 대량 수입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이후 일본 수산물을 꺼리는 국내 정서 확산으로 소비가 위축되자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불법 유통․판매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범행기간 동안 불법 유통․판매된 물량은 5t 활어차 70대 분량으로 57만 명이 소비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이번 범행으로 도내에서 피해를 입은 수산물 도․소매업체는 관광객과 도민들이 즐겨 찾는 대형횟집과 마트, 수산시장, 대형호텔 등도 포함돼 수많은 소비자들이 수입산 활어를 국내산 활어로 알고 취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정근 수사과장은 “범죄의 중대성과 광역성, 유통 물량, 먹거리 안전성 등 사안의 중대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A씨를 비롯한 관련자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6명은 범죄혐의 시인, 가담 정도, 유통물량 등에 따라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사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이버 패트롤반을 적극 활용해 원산지 유통이력 허위신고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해 원산지 위반 기획수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