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 'EU법 폐지 법안' 가결
'브렉시트' 이후 유럽연합(EU)법을 영국법으로 대체하도록 하는 법안이 11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을 통과했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이날 정부가 마련한 'EU (탈퇴) 법안'(EU Withdrawal) Bill)을 표결에 부쳐 찬성 326표, 반대 290표로 가결했다. 여권인 보수당-민주연합당(DUP) 연합 의원들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테리사 메이 영국 수상은 "의회가 영국민의 뜻을 지지하기 위한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며 "이번 투표로 우리의 EU 탈퇴를 앞두고 확실성과 명료함을 얻게 됐다"고 강조했다.
메이 수상은 "해야할 일이 더 남아 있지만 이번 결정은 우리가 탄탄한 기반 위에서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을 진행해 나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반대표를 행사한 의원들에게도 협조를 당부했다. 'EU (탈퇴) 법안'은 '대 폐지 법안'(Great Repeal Bill)으로도 알려져 있다. 1972년 제정된 유럽공동체법을 폐지하고 그동안 사용한 EU법을 모두 영국 국내법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안은 정부가 의회 심사를 거치지 않고 행정입법을 통해 대체 대상인 법안들을 손볼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도록 했다. 1만2000개에 달하는 EU법안을 국내법으로 대체하는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서다.
야권은 이 항목을 두고 강력히 반발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이 'EU (탈퇴) 법안'에서 이 내용을 생략한다는 내용이 담긴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찬성 296표, 반대 318표로 부결됐다.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예비내각 브렉시트 장관은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다. 정부 장관들이 노골적으로 권력을 장악하도록 했다"며 "의회가 주요 결정에 대해 침묵케 하고 분권 합의를 저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가결된 'EU (탈퇴) 법안'은 의회 위원회에서 정밀 검사를 받은 뒤 올해 안에 최종 표결에 부쳐진다. 영국의 야권은 이 과정에서 법안 수정을 다시 시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스포츠닷컴 국제팀